2026년 08월 06일(목)

"난 왜 휴가만 가면 아플까"... 긴장 풀리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가병'

드디어 시작된 주말이나 휴가, 하지만 정작 몸은 감기와 두통으로 신음한다.


평소 업무 강도가 높았던 사람일수록 쉬는 순간 갑자기 무너지듯 아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의학계는 이 현상을 '레저 시크니스(Leisure Sickness·여가병)'로 정의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렛다운 효과(Let-down effect)'가 주된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지난 21일 뉴욕포스트와 스위스 취리히 대학병원 자료에 따르면, 레저 시크니스는 긴장된 일상에서 벗어나 주말이나 휴가 초반에 두통, 감기 증상, 소화불량, 극심한 피로, 메스꺼움, 집중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나 완벽주의자, 책임감이 유독 강한 성격의 소유자에게서 빈번하게 관찰된다.


소매틱(somatic) 강사 리즈 테누토는 최근 틱톡을 통해 "성과 지향적인 여성들은 휴가 이틀째만 되면 어김없이 감기에 걸린다"고 지적해 주목받았다. 해당 영상에는 비슷한 경험을 토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 가능한 반응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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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강관리 기업 리스토어 하이퍼 웰니스의 헨리 르제어 최고 의료 책임자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신체가 '투쟁-도피(fight-or-flight)' 모드로 고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때 염증 반응은 일시적으로 차단되고, 피로나 몸살 같은 초기 징후를 무시한 채 억지로 버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휴가나 주말로 접어들면서 스트레스가 급감하면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고, 그동안 억제됐던 두통이나 감기, 소화기 문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는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긴장이 풀린 후에야 비로소 탈진 상태를 깨닫는 경우도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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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수면과 음주, 식사 패턴의 변화,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신체 부담과 시차 적응 등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002년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참가자 가운데 약 3%가 주말이나 휴가마다 규칙적으로 몸이 아프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이 보고된 증상은 두통, 피로감, 근육통, 메스꺼움, 감기 유사 증상이었으며 대부분 휴가 시작 며칠 내에 집중됐다. 다만 연구진은 자기보고 방식의 한계를 인정하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르제어 박사는 레저 시크니스나 렛다운 효과가 정식 의학 진단명은 아니지만,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실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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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위치를 켜고 끄듯(on-off)' 갑작스럽게 휴가에 돌입하기보다 몸이 점진적으로 이완될 수 있도록 전환기를 두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휴가 직전까지 일을 몰아서 처리하지 말고 중요한 업무는 미리 완료하며, 출발 며칠 전부터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를 유지하고 과음을 자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여행 당일에는 걷기나 스트레칭으로 신체를 이완시키고, 여행 일정 역시 빈틈없이 채우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 시간을 배치해야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제대로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르제어 박사는 "휴가를 완전히 탈진하는 시간이 아니라 몸을 회복시키는 연습의 장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