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름철 냉방 전력 소비는 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가정에서 실제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비교 대상국 중 가장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한국전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당 냉방 전력 소비량은 191.5kWh를 기록했다.
2020년 기준 766.2kWh를 사용한 미국의 약 25%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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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기후가 유사한 일본과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하다. 일본의 2024년 기준 냉방 전력 소비량은 160.2kWh로, 한국이 1.2배 더 많은 전력을 냉방에 사용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과의 격차는 더욱 크다. 한국의 1인당 냉방 수요는 이탈리아보다 1.5배, 스페인보다 2.4배, 프랑스보다 5배 높다.
독일과 비교하면 무려 12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건조한 여름과 달리 한국의 덥고 습한 기후 특성이 에어컨 가동 시간을 길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한다.
냉방 전력 사용량은 높지만 실제 가계가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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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지난해 우리나라 4인 가구의 7∼8월 평균 전력 사용량인 419kWh를 기준으로 해외 주요 전력사의 요금제를 비교 분석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한전은 일본 도쿄전력, 프랑스전력공사, 미국 남캘리포니아에디슨 등의 요금제를 동일한 사용량에 적용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한국의 전기요금은 7만 7,760원으로 조사 대상 7개국 중 가장 저렴했다. 다른 국가 가구들이 부담하는 한 달 전기요금은 한국의 1.4배에서 최대 3배까지 높았다.
일본의 전기요금은 16만 5,983원으로 한국의 2.1배 수준이다. 한국 가정의 전기요금이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미국은 19만 3,848원으로 2.5배, 독일은 23만 149원으로 약 3배에 가까웠다.
프랑스와 호주의 전기요금도 각각 16만 3,609원, 16만 3,746원으로 한국보다 2.1배 높았다. 전기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홍콩도 10만 8,441원으로 한국의 1.4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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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 가격 사이트인 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닷컴이 2023년부터 올해까지 세계 각국의 평균 전기요금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1kWh당 0.127달러로 조사 대상 144개국 중 81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0.414달러, 독일은 0.406달러, 일본은 0.227달러, 미국은 0.188달러로 주요 선진국 대부분이 한국보다 비싼 전기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캐나다, 헝가리, 멕시코, 튀르키예만 한국보다 낮은 주택용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절대적인 전기요금 수준은 낮지만,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적용돼 일정 사용량을 초과하면 요금 증가 폭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7∼8월 주택용 전력 요금 체계는 현재 3단계로 구분된다. 300kWh 이하, 300kWh 초과 450kWh 이하, 450kWh 초과 등이다.
한국전력공사 / 사진=인사이트
1kWh당 요금은 300kWh 이하 구간에서 120원, 300kWh 초과 450kWh 이하 구간에서 214.6원, 450kWh 초과 구간에서 307.3원이 부과된다.
기본요금도 단계별로 차이가 크다. 300kWh 이하에서는 910원이지만, 300kWh를 초과하면 1,600원으로 증가한다. 450kWh를 넘으면 7,300원이 적용된다.
냉방기기 사용으로 전력 사용량 구간이 변경되면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월 사용량이 450kWh를 넘어 3단계 구간에 진입하면 월 전기요금은 10만 원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한전 관계자는 "한국은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냉방 수요에도 비교적 매우 저렴한 전기요금 수준을 유지해 소비자들의 요금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컨 사용이 늘어 월 사용량이 450kWh를 초과하면 3단계 요금 단가와 기본요금이 함께 적용돼 요금 증가 폭이 커지는 만큼, 전력 다소비 가구는 에어컨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