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수돗물로 얼굴을 씻었다가 가시아메바 각막염에 감염돼 실명 위기에 처한 영국의 한 40대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렌즈를 낀 상태에서 물이 눈에 닿으면 수돗물이나 고인 물에 사는 미생물이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각막을 파고들 위험이 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라드바이블에 따르면 세 자녀의 어머니인 엠마 마스든(47)은 지난 2월 28일 마구간을 청소하던 중 빗길에 미끄러져 흙더미가 담긴 외바퀴 수레에 머리를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얼굴과 온몸이 진흙으로 뒤덮이자 마스든은 집으로 들어가 세수를 했지만, 당시 착용하고 있던 콘택트렌즈를 빼지 않은 채 물로 얼굴을 씻어냈다. 렌즈는 몇 시간이 지난 저녁에야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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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이 지난 뒤부터 오른쪽 눈에 심한 통증이 시작됐다. 병원을 찾은 마스든은 처음에 단순 각막궤양 진단을 받고 안약을 처방받았으나 통증은 점차 심해졌고 마침내 오른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지난 3월 7일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마스든은 가시아메바 각막염과 진균성 각막염 진단을 동시에 받았다. 의료진은 수레 속 흙에서 진균에 감염됐고, 렌즈를 낀 채 세수하는 과정에서 수돗물 속 가시아메바 파라사이트가 각막을 파고든 것으로 분석했다.
의료진은 기생충이 각막을 갉아먹는 속도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며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든의 오른쪽 눈꺼풀을 서로 꿰매어 봉합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푸른빛을 띠던 마스든의 눈동자는 회색으로 변했으며, 의료진으로부터 다시는 오른쪽 눈으로 앞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통고를 받았다.
마스든은 출산보다 눈의 통증이 더 극심했다며 한 달 가까이 불을 모두 끈 어두운 방 안에서 생활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마스든은 향후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기생충 감염 여파로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마스든은 "안경원에 가면 렌즈를 낀 채 수영을 하거나 샤워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보통은 설마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며 "샤워를 하거나 세수를 할 때 렌즈를 빼지 않으면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대한안과학회 등 국내 전문가들도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수돗물, 지하수, 수영장 물이 눈에 접촉하면 가시아메바 각막염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수십 배 이상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가시아메바는 각막을 손상시키고 시신경을 파괴해 치료가 까다롭고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물에 닿기 전 반드시 렌즈를 제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