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미국 기업과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300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을 물어줄 위기에 처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속에 대형 악재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 증시에서 키옥시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10% 떨어진 5만2110엔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2일 장중 11만2700엔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주가가 한 달도 되지 않아 반토막이 났다.
미국 위성통신 기업 비아샛과의 법정 공방 패소가 결정타였다. 비아샛은 지난 2021년 키옥시아의 플래시 메모리 제품이 자사의 데이터 오류 감지 및 저전력 기술을 무단으로 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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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키옥시아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비아샛에 2억2900만 달러(약 3400억 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키옥시아 측은 판결에 불복하며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나타나는 반도체 종목의 하락세와 맞물려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가파르게 올랐던 반도체 주가는 최근 수요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조정을 받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AI 개발 기업들의 수익성 검증과 메모리 공급 부족 해소 속도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ASML과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한 점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달 말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향후 반도체 자산의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