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한국 시장 공략의 두 번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첫 승부수가 순수 전기차였다면, 이번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기술 'DM-i'다.
전기차 수요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하이브리드 선호가 강해진 국내 시장을 겨냥해, 충전 부담은 낮추고 전기차 감각은 살린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BYD코리아는 17일 DM-i 기술설명회를 열고 자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국내 시장에 소개했다.
BYD 고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술인 'DM-i'가 탑재된 차량의 내부 구조도 / BYD코리아
DM-i는 'Dual Mode Intelligent'의 약자로, BYD가 2008년 세계 최초 양산형 PHEV 모델을 선보인 뒤 18년간 발전시켜 온 독자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BYD코리아에 따르면 DM-i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800만 대 이상, 누적 주행거리는 300억km 이상이다.
국내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지만,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 배터리 성능 저하, 중고차 가치 등을 둘러싼 불안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별도 충전 없이 높은 연비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선택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산차 5사의 국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은 26.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BYD가 한국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만이 아니라 PHEV까지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다.
캐빈 라이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판매사업부 제품전략 담당 부총리 / 뉴스1
DM-i의 핵심은 '전기 우선, 엔진 보조'다.
일반 하이브리드가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전기모터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DM-i는 가능한 한 전기모터가 주행을 담당하고 엔진은 발전·보조·일부 직접 구동 역할을 맡는다.
BYD가 DM-i를 단순한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기차 기반 하이브리드'로 설명하는 배경이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할 때는 전기차처럼 모터만으로 주행하다가, 배터리 잔량이 낮아지면 엔진이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로 구동 모터가 바퀴를 굴린다.
급가속이나 고속 추월 상황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힘을 보탠다. 고속 정속 주행처럼 엔진 직결이 더 효율적인 구간에서는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리는 방식도 가능하다.
BYD 홈페이지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되는 장점은 명확하다. 출퇴근이나 도심 이동은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리고, 장거리 이동에서는 주유를 통해 주행거리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전기차를 사고 싶지만 충전 환경이 충분하지 않거나, 한 대의 차로 도심과 장거리 이동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 구성은 샤오윈 1.5T PHEV 전용 엔진,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 EHS, 블레이드 배터리로 나뉜다.
샤오윈 엔진은 주행 부하 상당 부분을 모터에 맡기고 가장 효율적인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밀러 사이클, 350bar 직분사 시스템, VGT 터보차저, VVT 기술 등을 적용해 효율을 끌어올렸고, 열효율은 40.12% 수준이다.
EHS는 DM-i 시스템의 구동 핵심이다. 발전용 모터와 구동용 모터를 통합한 구조로, 물리적 변속기 없이 전기모터와 엔진의 작동을 제어한다.
DM-i가 적용된 씰 U DM-i / BYD 홈페이지
BYD는 이를 통해 변속 충격이 적고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기모터 효율은 최대 97.5%, 최대 회전수는 1만5000rpm 수준이다.
주행거리를 보면, 해외 기준 18.3kWh 배터리 탑재 모델은 전기모드만으로 7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전기와 연료를 모두 사용할 경우 WLTP 기준 최대 1,080km 주행이 가능하다.
매일 충전할 수 있는 운전자라면 평일에는 전기차처럼, 주말 장거리 이동 때는 하이브리드처럼 운용할 수 있는 셈이다.
BYD코리아는 DM-i 기술을 적용한 PHEV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월 3000대 이상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YD코리아의 지난 5월 국내 판매량이 1032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PHEV 판매 규모는 현재 전기차 판매의 약 3배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
이를 단순 연간으로 환산하면 PHEV와 전기차를 합쳐 5만대 안팎의 판매도 바라볼 수 있다.
BYD코리아 홈페이지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5만9000여대를 판매하며 3위에 오른 테슬라의 연간 판매 규모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다만 성공을 낙관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한국은 그동안 PHEV 판매가 제한적이었던 시장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전해야 하는 하이브리드"라는 인식이 남아 있고, 순수 전기차나 일반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보조금·가격·유지비를 꼼꼼히 따질 수밖에 없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변수다. BYD가 국내에서 빠르게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지만, 장기 보유 신뢰도와 부품 수급, 정비 편의성, 중고차 가치에 대한 소비자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DM-i의 성패는 기술력만이 아니라 서비스 네트워크와 보증 정책, 실제 운행 데이터로 신뢰를 얼마나 빨리 쌓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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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BYD코리아는 오는 2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DM-i 기술이 탑재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