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9일(금)

공정위, 배민·쿠팡이츠 자진 시정안 '퇴짜'... 수천억 과징금 가능성 커져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자진 시정방안인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공정위의 본안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받게 됐다.


동의의결은 기업이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스스로 시정방안과 피해 회복 대책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이를 검토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간의 법적 공방을 줄일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은 보다 빠르게 지원이나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돼 왔다.


18일 공정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 5월 27일과 6월 10일 전원회의를 열고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 신청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관련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제출한 신청 내용이 동의의결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 / 사진=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이번 사건은 배달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행사 방식과 관련된 혐의가 핵심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민과 쿠팡이츠는 입점업체들에게 자사 앱에서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은 거래조건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이른바 '최혜대우'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이들 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는 업체에 대해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배민클럽이나 쿠팡와우 매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이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배민배달' 서비스의 노출을 확대해 가게배달 입점업체의 전환을 유도하고, 배달예상시간을 실제보다 빠른 것처럼 광고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쿠팡은 쇼핑 이용자들에게 와우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고 쇼핑 앱과 배달 앱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쿠팡이츠 이용을 확대했다는 '끼워팔기' 혐의가 심사보고서에 포함됐다.


사진 =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이에 두 회사는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동의의결을 신청하며 상생 및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3년간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쿠팡은 4년간 6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배달비 0원' 표현 변경 등을 담은 시정방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해당 방안들은 동의의결안으로 채택되지 않게 됐다.


공정위 결정 직후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동의의결 신청을 통해 최혜대우 요구를 폐지하고, 가게배달의 배달 품질 및 정산 능력 제고, 가게배달과 배민배달의 동일 기준 노출 등 제도 개선을 포함한 시정조치를 선제적으로 실행했다"고 밝혔다.


또 동의의결안에는 가게배달 이용 업주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3년간 총 510억 원 규모의 배달비 지원, 영세 업주의 부담 완화를 위한 100억 원 규모의 중개수수료 지원 방안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약 14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 조성과 입점업주 대상 쿠폰 비용 지원 등을 더하면 전체 지원 규모는 최대 3000억 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뉴스1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상생안이 소상공인들의 실질적인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 측은 "공정위 시정방안의 핵심은 결국 입점업주의 수익성 개선"이라며 "다수의 소상공인 단체들도 장기적인 법적 공방보다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공정위에 지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시한 상생지원 규모는 과거 동의의결 사례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기존 사례들이 인프라 구축이나 간접 지원 중심이었다면 이번 안은 수수료와 배달비 지원 등 직접 지원을 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시장의 경쟁질서를 빠르게 회복하고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동의의결 신청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상생과 동반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업주와 고객,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배달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의의결 절차가 중단됨에 따라 공정위는 향후 전원회의를 통해 본안 사건 심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법 위반 여부와 함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