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5일(월)

"경찰에 다 자수하겠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폭로하려던 조폭의 비극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 행각을 폭로하려던 내부 고발자가 도심 한복판에서 납치돼 이틀 가까이 감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자수 예정자를 조직적으로 보복 조치한 가해자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하며 엄벌 의지를 명확히 했다.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강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상해 및 보복 감금 혐의로 기소된 A 씨(30대·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 관리자인 B 씨와 공모해 지난해 12월 7일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조직을 신고하겠다고 한 조직원 C 씨를 협박해 휴대 전화 2대를 빼앗고, 인천과 부산의 모텔 등으로 이동시키며 약 46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C 씨를 주먹과 무릎으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목을 조르는, 이른바 '백초크'로 목을 조르거나 무릎으로 배 부위를 가격하는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조폭 두목,조폭 술집,조폭 유흥업소,조폭 스카웃,전국 조폭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해외 금융 사기 범죄의 추악한 민낯은 피해자의 폭로성 예고에서 비롯됐다. 조사 결과 C 씨는 지난해 5~11월 캄보디아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콜센터 직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B 씨와 다툰 뒤 같은 해 12월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B 씨에게 "한국에 들어가면 경찰에 다 자수하겠다. 자료들은 내가 다 가지고 나왔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총책과 관리자들은 국내 사법당국의 추적을 차단하기 위해 즉각 보복 조 조직을 가동했다. B 씨는 A 씨에게 C 씨를 붙잡아 신고를 막고 캄보디아로 데려오면 조직 내 역할을 맡기겠다고 제안했고 A 씨는 이를 승낙한 뒤 차량을 준비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적망을 가동한 A 씨는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C 씨를 찾아 "중국 총책이 장기 적출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협박한 후 부산의 한 모텔로 데려가 감금했다. 인신매매성 협박에 시달리던 C 씨는 다음 날인 12월 8일 밤 12시 36분쯤 A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창문을 통해 탈출해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한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상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 씨의 휴대 전화를 빼앗거나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범행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수갑 도주,의정부교도소,아빠 전화,탈주 아들,수갑 교도소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또 C 씨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던 만큼 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범행의 목적성과 강제성을 부인하며 형량을 낮추려는 전략이었다.


법원은 피고인의 변명을 배척하고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C 씨의 일관된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피해 부위 사진, A 씨가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등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