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투병 생활을 하는 연인을 간병하다 정작 자신의 건강이 무너진 간병인이 상대방의 이기적인 태도로 인해 깊은 소외감을 호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16년간 함께한 파트너의 암 투병을 헌신적으로 뒷받침해 온 한 여성이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받고 이 사실을 공유했으나 파트너가 오직 자신의 아픔만을 앞세우며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는 고민이 유명 상담 코너 '디어 애비'에 접수됐다.
사연을 보낸 이는 암 환자인 연인을 위해 모든 약속 장소에 동행하고 손발이 되어주며 지극정성으로 간호에 전념해 왔다. 그러나 본인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순간에도 연인이 철저히 자신 중심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상실감을 느끼고 "내가 이런 일로 속상해하는 것이 이기적인가"라며 서글픈 마음을 토로했다. 간병 노동에 지친 상황에서 정서적 지지마저 받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낀 셈이다.

이에 대해 애비는 상담을 요청한 이에게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고 단호히 위로했다. 파트너의 중병을 돌보는 와중에도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며 상대방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아울러 "당신의 뒤를 지켜줄 사람이 필요함에도 등 뒤에서 서늘한 바람이 느껴진다면, 그에게 의지하는 비중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며 연인과 마주 앉아 서로에게 유익한 대책을 마련하는 진지한 대화를 나눌 것을 조언했다.
이러한 간병인 증후군과 정서적 고립 문제는 비단 특정 개인의 일만이 아니다. 미국의 장애인법(ADA)에 따르면 신체적 고통을 겪는 환자들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질병과 싸우는 이들을 돕는 존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안내견이나 도우미견 같은 서비스견들이 시각 장애나 당뇨, 우울증 환자의 위험을 감지하도록 훈련받아 공공시설과 항공기 등에 제한 없이 동행하는 것처럼, 환자를 돌보는 인간 간병인 역시 최소한의 배려와 존중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를 향한 헌신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간병인의 정신 건강과 심리적 고통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