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국회에 입성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첫 입법 과제로 '감사원법 개정안' 발의를 공식화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의 독립성을 감시받지 않는 '성역'으로 규정한 한 의원은, 법 개정을 통해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사를 의무화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7일 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중앙선관위에 대해 외부감사를 할 수 있도록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법안 발의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최근 발생한 선관위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지목하며, "선거관리는 '최대한 공정하게'가 아니라 '100% 공정하게' 되어야 하는데,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100% 공정'은커녕 공정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6·3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한동훈 무소속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6.5 / 뉴스1
한 의원은 그동안 선관위가 외부 감사로부터 자유로운 성역으로 운영되면서 무능과 오만이 극대화되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2023년 불거진 선관위 불법 채용 사태 당시 감사원의 직무감찰에 맞서 선관위가 제기한 권한쟁의심판과 2025년 2월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에 대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감사원법 제24조 제3항에는 직무감찰이 제외되는 기관으로 국회, 법원, 헌재만을 명백하게 열거하고 있다"며 "1994년 감사원법 개정 당시 국회 속기록을 보면 선관위는 행정기관 성격이 강해 감사 예외 기관에서 빠졌음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헌재가 이를 예시적 규정으로 해석한 것은 입법자의 의도에 어긋난다는 것이 한 의원의 주장이다.
한 의원이 발의할 개정안의 핵심은 감사원법 제24조에 중앙선관위 및 각급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 근거 규정을 명시적으로 추가하는 것이다. 다만, 감사원이 선관위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개입 우려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고려해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은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예외 규정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외부 감사를 통한 선관위 제어와 대통령의 개입 차단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6.6.5 / 뉴스1
한 의원은 선관위를 향해 거듭 경고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선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해왔던 이유도 어디까지나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있는 것이지, 선관위의 무능과 부패를 방치하고 비호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관위가 전혀 감시받지 않는 성역이 되면서 선거관리의 기본조차 위협받는 정도에 이르렀음이 확인된 이상, 이 문제는 새로운 입법을 통해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만약 선관위가 해당 입법에 대해 또다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경우 선관위는 국민에 의해 해체될 것"이라며 강도 높은 경고를 덧붙였다.
한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가장 즉각적으로 시행 가능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이를 통해 선관위의 기강을 바로잡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