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게임 전문기업 엔씨소프트의 AI 자회사 NC AI와 손잡고 차세대 전장 기술인 '피지컬 AI' 개발에 나선다.
단순한 무인 장비 운용을 넘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지능형 전장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NC AI와 현대로템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난 28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발주한 '피지컬 AI 기반 통합 시뮬레이터 및 모듈형 로봇 시스템' 국책 연구개발 과제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NC AI-현대로템 컨소시엄, 국방 피지컬 AI 국책과제 선정 / NC
이번 과제는 미래 전장에서 다양한 무인 로봇을 통합 운용하고, 현실과 가상 환경의 격차를 줄이는 디지털 트윈 기반 전장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전장과 유사한 가상 환경을 구축해 로봇이 사전에 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전 투입 시 판단 오류를 줄이는 방식이다.
핵심 기술은 NC AI가 담당하는 '월드모델(World Model)'이다. 월드모델은 로봇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특성과 환경 변화를 가상공간에서 자율적으로 학습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로봇은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상황을 반복 학습한 뒤 실제 환경에 투입될 수 있어, 차세대 로봇 AI 구현에 중요한 기반으로 평가된다.
NC AI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대규모 3차원 가상세계 구축 역량과 자체 3D 생성형 AI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접목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의 다목적무인차량 HR-셰르파와 다족보행로봇 / 현대로템
이를 통해 전장 상황을 정밀하게 모사한 고품질 합성 데이터를 대량 생산하고, 무인 로봇의 실전 대응 능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로템도 AI 기반 무인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6일 산업통상자원부 과제인 '자연어 명령 기반 이종·다중 로봇 통합 관제 시스템'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기존에는 운용자가 로봇을 개별 조작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정찰하라", "이동하라" 같은 자연어 명령만으로 여러 무인 플랫폼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현대로템은 이 기술을 다목적무인차량 HR-셰르파와 다족보행로봇 등에 적용해 군집 단위 통합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인간 병력과 AI 기반 무인체계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번 협력은 게임 AI 기술과 방산 기술이 결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방산이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경쟁을 넘어 AI 소프트웨어, 가상훈련, 전장 데이터 기술까지 확보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