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테마주로 개인투자자 24만명을 끌어모았던 금양이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했지만, 대규모 유상증자 실패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끝에 증시 퇴출 결정을 받았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양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금양 주권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2024·2025사업연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거절 관련 상장폐지 사유에 대해 심의한 결과 주권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양은 2년 연속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다. 거래소가 부여한 1년의 개선기간에도 재무구조와 내부통제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 감사의견 거절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상장폐지 사유로 다뤄지는 중대 사안이다.
금양 본사 전경 / 사진제공=금양
거래소는 당초 오는 26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쳐 27일부터 정리매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양이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절차는 멈췄다.
금양의 유동성 문제는 유상증자 차질에서 커졌다. 금양은 부산 기장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겠다며 2024년 약 405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후 해당 유상증자를 철회했고,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금양은 논란 이후 유상증자 방식을 '주주배정'에서 '제3자 배정'으로 바꿨다. 그러나 납입 일정은 8차례 연기됐다. 자금 조달이 지연되는 사이 부산 기장 공장 부지는 강제경매로 넘어갔다.
부산은행이 청구한 약 1379억원 규모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도 법원에서 인용됐다. 공장 투자와 자금 조달이 동시에 막히면서 회사의 계속기업 가능성 자체가 쟁점이 됐다.
금양은 상장폐지 결정 당일 입장문을 내고 투자 유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간절히 바라는 투자금 납입을 위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복수의 투자사들과 투자 유치를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투자사 유치와 투자금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며 결단코 성공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횡령·배임 등 불법 행위로 상장적격성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금양은 "외부 자본 조달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감사 의견 적정을 통해서 주주와 협력 업체 및 모든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회사의 유상증자 연기, 몽골 광산 관련 공시, 불성실공시 벌점, 감사의견 거절 사유 등을 놓고 자료를 모으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양 소액주주연대의 오봉옥 대표는 "회사에 가처분 신청의 구체적 근거, 향후 법적 대응 계획, 감사의견 거절 사유 해소 방안, 정리매매 재개 시 주주 보호 대책 등에 대한 공식 설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몽골 광산 관련 공시, 불성실공시 벌점, 감사의견 거절, 경영진 책임 문제 등과 관련한 자료를 정리하고 법률 전문가와 함께 형사고발 및 손해배상청구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