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8일(월)

부모 직업 조사하며 "냄새 나나요? 야근 하나요?"... 초등학교 설문조사 논란

중국 후베이성의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에게 부모의 직업 환경과 근무 실태를 자세히 조사하는 설문을 실시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종란뉴스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후베이성 톈먼시 화타이 초등학교는 지난해 5월 초 학생들에게 '부모 직업 관찰 목록'이라는 설문지를 나눠줬다.


화타이 초등학교는 중국 노동절 연휴에 맞춰 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학생들이 부모의 수고로움을 깨닫고 고마운 마음을 기르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부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설문은 근무 환경, 근무 시간, 업무 내용, 업무상 어려움, 직업 만족도 등 총 5개 영역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문제가 된 것은 설문의 구체적인 질문 내용이었다. "부모님의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덥나요? 시끄럽나요? 냄새가 나나요?",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앉거나 서서 일하나요?", "야근을 하나요?" 등 세밀한 근무 환경을 묻는 질문들이 포함됐다.


여기에 "부모님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일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무엇이 성취감을 주나요?" 등 직업 관련 상세 정보를 요구하는 문항들도 있었다.


설문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누리꾼들은 학교가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학부모의 직업과 가정 배경을 간접적으로 파악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 측은 해명에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하루 동안 부모의 일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며 부모의 헌신과 노고를 깨닫게 하려는 교육 활동"이라며 "학부모가 설문 내용을 검토한 후 제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부2.jpgSCMP


학교는 또 "대부분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며 "부모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다는 피드백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판 목소리는 계속됐다. 누리꾼들은 "가정환경 조사 아니냐", "아이를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 같다", "학교가 어디까지 개입하려는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결국 지역 교육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톈먼시 교육국 관계자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만큼 관련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학교들이 교육 활동을 할 때 사회적 영향과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교육부는 2022년 초·중등학교가 학부모의 직업이나 소득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