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이 신촌 이전 이후 지역 상생을 적극 내세워 왔지만, 총수 책임경영을 가늠하는 이사회 출석을 두고는 점검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사옥 이전 이후 지역 상권과 접점을 넓히는 메시지를 꾸준히 낸 것과 회사의 책임경영이 일치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SM그룹은 지난해 4월 마곡사옥에서 신촌민자역사로 본사를 옮긴 뒤 신촌 일대 상권과의 상생을 그룹 차원의 메시지로 키워 왔다. 구내식당 대신 인근 상권 이용을 유도한 점도 회사가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부분이다. 신촌 이전을 단순한 사옥 이동이 아니라 그룹 이미지 재정비의 계기로 삼아 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각사 사업보고서와 관련 집계를 보면 총수의 주요 계열사 이사회 출석은 다소 낮은 편이다. 남선알미늄 이사회에는 지난해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고, 티케이케미칼과 에스엠벡셀 등에서도 출석률이 낮았다. 대한해운처럼 절반을 넘긴 곳도 있었지만, 여러 계열사에 이름을 올린 것과 실제 이사회에 나온 횟수 사이 차이가 작지 않았다.
문제는 단순히 출석률 수치에만 있지 않다. 이사회는 투자, 차입, 인사, 합병, 대표이사 선임처럼 회사 방향을 바꾸는 안건을 다루는 자리다. 남선알미늄만 봐도 STX건설 주식 양수도, 합병계약 체결 및 승인, 대표이사 선임, 주요 여신 및 차입 약정 같은 안건이 이사회에 올랐다. 여러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면 이런 의사결정 과정에 얼마나 직접 관여했는지가 자연스럽게 함께 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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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들도 이사회 출석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렵거나 직전 임기 동안 이사회 참석률이 75%에 못 미친 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할 수 있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SM그룹의 경우 이 문제가 더 눈에 띈다. 그룹 내 다수 계열사와 재단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각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충분히 관여할 수 있는 구조인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나온다. 총수가 여러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그 수가 많아질수록 실제 참여 수준은 더 면밀히 보게 된다.
더구나 그룹은 사옥 이전을 통해 비교적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줬다. 신촌을 새 거점으로 키우면서 그룹의 외형과 공간 배치를 빠르게 바꿨다. 그럼에도 총수의 이사회 참여와 역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설명이 많지 않다는 점이 함께 거론된다.
회사 측은 대규모 투자 결정 등 중대한 안건이 상정될 때 제한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무엇을 중대한 안건으로 보는지에 대한 기준은 공개된 적이 없다. 총수가 다수 계열사의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구조가 실제 어떤 책임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