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얼마나 바쁘길래"... 지하철 안을 가득 채운 '라면 냄새'에 공분

지하철 객차 내에서 컵라면을 먹는 승객의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매년 천 건에 달하는 지하철 내 취식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30일 소셜미디어에서는 학생으로 보이는 한 승객이 지하철 안에서 컵라면을 섭취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승객 A씨는 "얼마나 바쁘길래, (라면)들고 타는 게 맞는 거냐. 폰도 봐야하고 라면도 먹어야하고"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인사이트SNS 캡쳐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27일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벌어진 이 사건 당시 객차 전체에 라면 냄새가 퍼져 있었다고 합니다. 해당 승객은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 영상을 시청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라면을 먹고 있었으며, 손가락 사이에 불안정하게 끼워진 컵라면 용기가 언제든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서울지하철 2호선에서 한 승객이 포장된 보쌈을 좌석에서 먹는 모습이 SNS에 올라와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당시 이 승객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식사를 계속했으며, 김치 등의 음식물을 열차 바닥에 흘리는 행동까지 보였습니다.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지하철 내 음식물 섭취와 관련된 민원 건수는 △2021년 1009건 △2022년 620건 △2023년 833건 △2024년 907건 △2025년 9월까지 82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원이 제기된 음식의 종류는 김밥, 김치, 순대 등 냄새가 강한 음식을 비롯해 뜨거운 컵라면, 감자튀김, 만두, 오징어, 캔맥주, 도시락 등 매우 다양했습니다. 음식 섭취뿐만 아니라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의 주류를 마시며 소란을 피우는 행위로 인한 피해 신고도 상당수 접수되었습니다.


인사이트SNS 캡쳐


서울시는 2018년 시내버스 내 음식물·음료 섭취를 금지하는 조례를 개정하여 현재 제도적으로 안정화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윤 의원은 "버스 내 음식물 취식 금지 조례도 처음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민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며 "지하철 역시 시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음식물·주류 취식 금지를 제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여객운송약관 제34조 제1항5호는 '불결하거나 악취로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물건'의 열차 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취식 행위 자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해외 주요 도시들은 이미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지하철 내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 최대 500싱가포르달러(약 57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며, 홍콩은 2000홍콩달러(약 36만원)의 과태료를 징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