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사상 첫' 추월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에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넘어섰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고부가 제품 전략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8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97조 1467억원, 영업이익 47조 2063억원, 순이익 42조 94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이익률은 49%, 순이익률은 44%에 달했습니다.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4년 매출 66조 1930억원, 영업이익 23조 4673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매출은 30조원 넘게 늘었고,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연간 전사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추월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전사 영업이익은 43조 601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이를 약 3조 6천억원 웃돌았습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앞선 사례가 있었지만, 연간 실적으로 삼성전자 전체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공장의 모습 / 뉴스1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공장의 모습 / 뉴스1


4분기 실적은 상승 흐름이 더 뚜렷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2조 8267억원, 영업이익 19조 169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68%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58%까지 올라 분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HBM 판매 확대와 서버용 범용 D램 수요 증가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HBM입니다. D램 부문에서 HBM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일반 D램에서도 10나노급 6세대(1c나노) DDR5 양산과 256GB DDR5 RDIMM 개발을 통해 서버용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낸드 부문 역시 321단 QLC 제품 개발과 기업용 SSD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연간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수익성 지표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49%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52%)에 근접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대만 TSMC의 분기 영업이익률(54%)도 웃돌았습니다.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 30%만 넘어도 고수익 구조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익성은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시장 주도권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HBM4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양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고객 맞춤형 '커스텀 HBM'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투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도 확대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1조원 규모의 추가 배당을 결정해 주당 배당금을 3000원으로 올렸고, 보유 자사주 1530만주(지분율 2.1%)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재무 안정성의 균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단순한 호황의 결과로만 보지 않습니다. HBM이라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한 구조 전환이 숫자로 입증됐다는 점에서,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때 삼성전자에 크게 뒤졌던 SK하이닉스가 연간 기준으로 전사 실적을 넘어선 것은, 반도체 산업 내 힘의 이동을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