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부정청약·특혜입학' 의혹이 결정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결국 지명 철회 엔딩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단순한 낙마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며 수사를 통한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이혜훈 후보자와 관련해 보좌진 갑질, 아파트 부정 청약 등 총 7건의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국토교통부 역시 부정 청약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에서 새롭게 제기된 장남의 연세대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origin_이재명대통령이혜훈후보자지명철회.jpg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혜훈 장관 후보자 / 뉴스1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 결정은 국회 인사 청문회 이후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40억원 로또'로 불린 아파트 부정 청약 논란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혜훈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결혼한 장남의 '위장 미혼'을 이용해 가점을 높여 서울 반포동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에 대해 "장남 부부가 혼례 직후 관계가 나빠져 혼인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여야 모두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이 며느리와 사이가 좋지 않아 자신과 함께 살았다고 설명했지만, 정황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 후보자의 장남은 작년 국토부 부정청약 점검 결과가 발표된 다음 날 아내가 있는 신혼집에 전입신고를 했고, 6개월 뒤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origin_李대통령이혜훈장관후보자지명철회.jpg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혜훈 장관 후보자 / 뉴스1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정수호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장은 "결혼식을 하고도 사실혼 관계를 숨기고 부양가족으로 등록하는 것은 부정 청약이 맞다"고 증언했습니다. 


국토부는 재조사에서 적발되면 절차대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주택법 제65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취득할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 판례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을 규율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어 부정 청약자가 당첨자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아파트를 포기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네, 네, 네", "있다고요"라고 답변했습니다.


origin_이혜훈후보자원펜타스주택청약진실은.jpg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청약 관련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은 장남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당초 장남이 2010학년도 '다자녀 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고 했지만, 당시 해당 전형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장남은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4선 국회의원인 시아버지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이 청조근정훈장을 받아 입학 조건을 충족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여당에서도 "훈장으로 입학하는 경우는 처음 듣는다"고 반응했습니다.


이 후보자의 남편은 현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장남 입학 당시에는 교무부처장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남은 또 미국 유학 시절 썼던 논문에 교수인 아버지를 공저자로 올려 '아빠 찬스' 논란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이 논문은 장남의 현재 직장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입사에도 이력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문회가 끝난 직후부터 관련 보고를 받아본 뒤 25일 오전 지명 철회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origin_이혜훈기획예산처장관후보자지명철회브리핑.jpg홍익표 정무수석이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 정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그 이후의 국민적 평가를 유심히 살펴봤다"며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뉴스1


당초 민주당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요구가 나왔지만, 그때마다 청와대는 "청문회에서 소명을 들어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다만, 청문회 이후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계속 수사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실패"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반평생 정치에 몸담아온 이 후보자의 재산이 200억원에 육박한 점 등을 고려하면 최소한 부동산 관련 의혹은 충분히 검증했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가 보좌관 갑질을 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나. 그쪽(보수) 진영에서 공천을 무려 다섯 번 받아서 세 번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아무런 문제 제기가 되지 않은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수 진영 인사'라는 점을 부각시켜 검증 실패 논란을 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반박했습니다. 야당에서는 이 후보자의 낙마가 '자진 사퇴'가 아닌 '지명 철회' 형식인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