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7일(금)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혐의로 징역 2년 구형받은 박지원 "감사원·검찰, 당신들 갈 곳은 지옥"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박 의원은 강한 불만을 표하며 검찰과 감사원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서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origin_서해공무원피살은폐의혹文정부안보라인1심결심공판.jpg훈 전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공판에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도 함께 심리를 받았습니다.


박 의원은 2020년 9월 고(故) 이대준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격된 사건 당시, 1차 회의 후 관련 첩보 보고서 등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구형 이유에 대해 "고위 공직자인 피고인이 국민 생명 보호라는 국가의 존재 의의를 저버리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공권력을 악용해 공용 기록을 삭제했다"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허위 사실을 공표해 속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의원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그는 5일 자신의 SNS에 "왜 20년이 아니라 고작 2년을 구형했느냐"며 "최후진술에서 1시간 동안 격정을 토했다. 감사원과 검찰, 당신들이 갈 곳은 지옥"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 뉴스1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이어 "40여 년 정치 인생 중 25년을 서초동에서 보냈다"며 과거 자신의 재판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대북송금 특검에서는 20년이 구형됐고, 보해저축은행 사건에서도 1심 무죄 후 2심에서 집유 2년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정원 삭제 지시? 자존심이 상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국정원 감사에서도 지시 사실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삭제됐다고 주장하는 문건도 국정원과 직원 PC에 그대로 있다고 한다"며 "감사원과 검찰의 조작을 재판에서 설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의원은 '박지원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최후 진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 정부·감사원·검찰이 공모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image.png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는 "윤 정권은 제가 월북몰이를 공모하고 국정원의 군 첩보 보고서를 삭제했다고 조작했지만, 70여 차례의 재판을 통해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최근 국정원은 국회에 '박지원이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그 지시를 받은 사람도 없으며 삭제됐다는 문건도 국정원 서버에 보관돼 있다'고 보고했다"며 "감사원 역시 당시 국정원을 직접 감사하지 않았고, 국정원 고발 자료를 인용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고(故) 이대준 씨와 유가족에게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유족 측의 주장은 이 재판에서 판단할 대상이 아니며 내가 반박할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다음 달 26일 오후 2시로 지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오직 증거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겠다"며 "말씀하신 부분을 깊게 검토해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