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의 나라'로 불리는 아이슬란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모기가 발견되면서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자연과학연구소는 최근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지역에서 줄무늬모기(Culiseta annulata) 3마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발견된 모기는 암컷 2마리와 수컷 1마리로, 나방 등을 잡기 위해 설치된 포획 장치에 걸렸습니다. 이 장치는 설탕과 와인을 섞은 용액을 묻힌 줄로, 단맛에 끌리는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설치된 것입니다.
국가명에 '얼음'(Ice)이 들어가는 유일한 나라인 아이슬란드는 남극과 함께 혹독한 추위로 인해 모기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이번 발견은 아이슬란드 자연환경에서 처음으로 모기가 포착된 역사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아이슬란드 환경청은 "이번이 아이슬란드에서 모기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사례"라고 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으로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슬란드의 평균기온은 지난 30년간 전 세계 평균보다 약 4배 빠르게 상승했으며, 겨울철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날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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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이슬란드 자연과학연구소의 곤충학자 마티아스 알프레드손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이번에 발견된 모기들이 선박이나 컨테이너를 통해 최근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봄철 추가 모니터링을 통해 확산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번 발견이 반드시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번에 발견된 줄무늬모기는 추운 기후에 적응한 종으로 분석됩니다.
알프레드손은 "이번에 발견된 줄무늬모기는 추운 기후에 적응한 종으로 보인다"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긴 겨울을 견딜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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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과거에는 생존할 수 없었던 곤충과 어류가 점차 북쪽으로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슬란드 환경청은 앞으로 개체 수와 분포 지역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방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