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태국, '벨라루스 모델 납치설' 반박... 미얀마 장기적출 피살 의혹 수사 확대

벨라루스 출신 모델 베라 크라브초바(26)가 태국에서 모델 제안을 받고 미얀마로 이동한 후 장기 적출로 살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태국 당국이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태국 이민국은 타이거 등 현지 매체를 통해 "그는 태국에서 어떠한 폭력이나 강압도 당한 흔적 없으며 미얀마로 스스로 출국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민국은 지난달 20일 오전 7시20분경 베라가 방콕 수완나품 공항의 자동 출입국 게이트를 통과하는 CCTV 영상을 공개하며 납치설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태국 이민국 관계자는 "그녀의 표정과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떠한 위협적인 주변 인물이나 협박으로 보이는 징후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의 표정은 매우 온화로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민국 부청장은 "베라 크라브초바는 9월 12일 수완나품 공항으로 입국해 8일간 머무른 뒤 미얀마로 자발적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news-p.v1.20251017.b57c67bedb3349bcb395ce060f878b5a_P1.jpg베르 크라브초바 / SNS


태국 당국은 "이동기록을 포함한 모든 정보가 이미 벨라루스 영사관에도 전달된 상태"라며 "태국에서는 어떠한 납치나 인신매매 행위도 없었다"고 단언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미얀마 국경을 넘은 이후 발생한 일로, 법적 관할권 밖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베라가 미얀마로 이동한 후 벌어진 상황은 참혹했습니다. 복수의 해외 언론들은 크라브초바가 미얀마의 온라인 사기 조직에 납치되어 강제로 불법 웹캠 방송과 유인 사기에 동원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언론들은 그녀가 잔혹한 폭행과 고문에 시달리다가 장기가 적출되어 살해당했다고 전했습니다. 범인들은 시신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유족에게 1,800만 바트(한화 약 6억 7,000만 원)의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동남아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국제 조직 인신매매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태국과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권 국가들에서는 모델 모집과 고수입을 미끼로 외국인들을 유인해 불법 온라인 도박이나 피싱, 스캠 범죄 조직에 팔아넘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6b028e69-fe69-4d4f-8885-ddf7db8a9427.jpg베르 크라브초바 / SNS


피해자들은 주로 젊은 여성 모델이나 프리랜서 연예인들로, 높은 수입에 현혹되어 해당 국가를 방문했다가 감금, 폭행, 착취, 그리고 살해까지 당하는 끔찍한 상황에 처하고 있습니다.


태국 경찰은 이러한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공항과 국경 지역의 입출국 심사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민국은 "올해에만 약 3만 4,000명의 외국인을 입국 거부했다"며 "특히 미얀마 접경 지역에서의 인신매매·사기 조직 이동을 집중 단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태국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나 인신매매를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사건처럼 허위 정보가 확산될 경우 오히려 실질적인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얀마 당국과 국제 공조를 통해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미얀마 현지 경찰은 최근 미얀마-중국 접경 지역에 있는 한 범죄조직 캠프에서 연예인 지망생 등 외국인 여성 수십명이 감금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조직 중 일부는 베라 크라브초바 사건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