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사람이라도 근육량이 많고 악력이 강하면 장기 기능 손상이나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손아귀 힘 측정만으로도 비만으로 인한 건강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페닝턴 생의학연구소의 윤 셴·강 후 박사 연구팀은 미국내분비학회 공식 학술지인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JCEM)에 이같은 연구 성과를 게재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9만3275명을 대상으로 13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을 실시하여 악력과 비만 관련 질환 및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악력이 강할수록 비만으로 인한 장기 손상 및 사망 위험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유압식 악력계로 측정한 수치가 표준편차 기준 1단위(약 10~12㎏) 상승할 때마다 비만 관련 장기 손상 위험은 약 14% 감소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악력이 가장 강한 상위 그룹의 경우 하위 그룹과 비교해 비만성 장기 손상 위험이 20%, 모든 원인 사망 위험이 23% 낮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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셴 박사는 "근력은 비만으로 인한 장기 손상 위험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중요한 생리적 지표"라고 설명하며, "특별한 장비 없이도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악력이 비만 위험을 조기에 찾아내 대응할 수 있는 실용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근력 중심 건강지표'가 비만 관련 질환을 예측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근력 약화는 복부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 심혈관 질환, 조기 사망률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 저자인 강 후 박사는 "근육의 힘을 유지하는 것은 과도한 체지방이 장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며 "비만 관리의 핵심은 체중이 아니라 근육 유지"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