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온라인 사기 조직을 운영하며 외국인을 불법 감금해온 중국계 범죄조직 프린스그룹의 천즈(陳志·38) 회장이 현지에서는 자선사업가로 활동해왔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범죄조직 두목이 자선사업가라는 이중적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프린스그룹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이 조직은 캄보디아에서 각종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천즈 회장은 자신의 이름을 딴 천즈 장학금을 직접 운영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캄보디아 지역사회 발전 기여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비전 자선사업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 사진출처 프린스그룹 홈페이지
올해 4월에는 프린스그룹이 '비즈니스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스티비 어워드까지 받았습니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온라인 사기 조직들이 대부분 삼합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보고서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한 결과, 온라인 범죄가 만연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등 지역이 '14K', '선이온(新義安)' 등 범죄조직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삼합회 계열 조직인 14K의 두목 완 콕코이(尹國駒)는 2012년 출소 후 동남아시아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 2018년 캄보디아에 진출했습니다.
UNODC 보고서에 따르면, 14K는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서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면서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등 각종 범죄 행위를 저질러왔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사기를 벌인 조직들에 대해 제재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제재 대상에는 2013년 중국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 운영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도주해 현재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인 쉬아이민(徐愛民·63)도 포함됐습니다.
쉬아이민은 시아누크빌에서 호텔을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범죄를 자행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8년 중국에서 자금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둥러청(董樂成·57) 역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둥러청은 캄보디아로 거주지를 옮긴 후 시아누크빌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며 범죄 수익을 세탁하고 인신매매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