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오빠를 향한 여동생의 마음 변화
중국 톈진에 사는 한천천(여·26)씨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그의 오빠 한보화(33)씨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지난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들 남매의 사연을 소개했는데요. 한천천씨의 어머니는 2020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임종을 앞둔 어머니는 장애를 가진 아들 보화를 딸에게 부탁했습니다.
(왼)한보화, (오) 한천천 / SCMP
한보화씨는 출생 당시 합병증으로 뇌성마비를 앓게 되었고, 이로 인해 걷거나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천천씨는 어린 시절 가족의 관심이 오빠에게 집중되는 것에 서운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오빠는 늘 좋은 것만 차지했고, 나는 집안일만 떠맡았다"며 "가족들에게 오빠는 짐이라고 모진 말을 하기도 했다"고 그녀는 털어놓았습니다.
위기 속에서 깨달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천천씨는 어머니의 부탁을 외면한 채 베이징으로 떠났습니다. 아버지와 오빠는 톈진에 남겨두었고, 오빠의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22년,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천천씨가 독감에 걸려 고열에 시달렸을 때, 약품 부족 사태로 약조차 구하지 못했습니다.
(왼)한천천, (오) 한보화 / SCMP
어쩔 수 없이 가족에게 연락했고, 몇 시간 후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빠 보화는 친구의 차를 타고 약을 가지고 톈진에서 베이징까지 달려왔습니다.
"오빠가 저를 진심으로 항상 사랑해왔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오빠의 변함없는 사랑과 보살핌이 천천씨의 마음을 녹였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7월, 오빠 보화씨가 폐질환을 앓게 되자 천천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톈진으로 돌아와 병간호에 전념했습니다. 현재 그녀는 오빠와의 일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길거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천천씨는 "오빠에게 불꽃놀이도 보여주고 만리장성도 구경시켜 주며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