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에서 벌어진 '트럼프 교통 통제' 소동
뉴욕 맨해튼의 분주한 거리에서 세계 정상들이 한 명씩 발이 묶이는 진풍경이 연출됐습니다.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량 행렬로 인한 교통 통제에 잠시 발이 묶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 이어 이 대통령도 뉴욕 거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멈춰 서 있어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X(Twitter)
SNS에 확산된 영상에는 이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함께 빨간불이 켜진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영상에는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 차량 행렬로 인해 뉴욕 교통 체증에 갇혔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모습입니다.
이 대통령의 옷차림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장면은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이 대통령의 경호 인력들이 뉴욕 경찰과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was stopped in New York. Can you guess why?
— NEXTA (@nexta_tv) September 25, 2025
Following Macron and Erdogan, the police did not allow the South Korean president's convoy to pass.
The road was blocked due to Trump's convoy. https://t.co/RnFW52nwAO pic.twitter.com/MsHtkVRJL9
영상 촬영자는 "경호 인력들이 행복해 보이진 않네. 오직 뉴욕에서만 국가 정상들이 길에 서성이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과 수행단은 동선을 확보해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고, 약 5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지나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전 차량 뒷좌석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French President Macron phoned US President Trump after being stopped at a New York street blocked off for his US counterpart's motorcade during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pic.twitter.com/dIk13aIu7I
— Reuters (@Reuters) September 23, 2025
이번 유엔총회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로 인해 여러 국가 정상들의 이동에 차질이 빚어진 사례가 잇따라 보도됐습니다.
지난 22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 후 이동하려다 트럼프 대통령 행렬로 인한 교통 통제에 가로막혔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영사관에 갈 거다", "차가 안 보이면 바로 지나가도 되냐"며 경찰과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통제를 뚫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는 "당신 때문에 막힌 도로에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고, 수행단과 함께 30분에 걸쳐 도보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현지 언론이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뉴욕 경찰이 이동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 앞으로 달려와 급히 차단 울타리를 치며 가로막자, 경호 인력들이 맞서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불쾌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에 대해 세계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뉴욕 경찰 전체가 재교육 대상이다. 공식 의전 행렬 두 대가 노선이 충돌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트럼프의 차량 행렬이 뉴욕에서 가장 큰 교통 정체로 변하고 있다", "이게 미국 우선주의네" 등의 비판적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우연이 아니다. 트럼프의 힘 자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