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중 시위에 맞서는 시민들의 목소리
서울 대림동에서 혐중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맞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25일 MBC에 따르면 이날 대림역 인근에서는 '중국인은 나가라'와 같은 혐중 구호와 함께 '윤석열 석방'과 같은 정치적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이에 맞서 중국인과 중국동포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맞불집회가 기자회견 형태로 진행되었는데요.
혐중 집회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110m, 도보로 약 2분 거리에 위치한 곳에서 열린 이 집회에는 약 200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습니다.
MBC
참가자들은 "부모의 이름으로 혐오에 맞서 싸운다", "이 거리는 환대와 공존의 거리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맞불집회 주최 측은 "혐오의 사슬이 작동할 수 없도록 뿌리를 뽑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모인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중국동포와 중국인들에게 "위축되지 마라, 우리가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집회 참가자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도를 넘어서서 그냥 무분별하게 특정 나라 사람이면 다 싫다, 다 나가라, 다 죽어라 이렇게 혐오로 번지는 것은 그건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이렇게 혐오하는 세력들도 있지만 그 외에 응원하는 한국인들이 더 많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2020년 9월 20일 혐한 시위에 맞서는 일본인들 / 毎日新聞
일본의 혐한 시위와 맞불집회 사례
이러한 맞불집회의 효과는 약 10년 전 일본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는데요. 당시 일본에서는 재일 한국인을 겨냥한 '혐한' 시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혐한 시위대들은 도쿄 한인타운을 찾아다니며 "한국인은 나가라"고 위협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혐중집회'와 매우 흡사한 모습입니다.
이에 일본 시민들은 "혐오, 차별주의자가 활개 쳐서는 안 된다"며 맞불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참여자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결국 '혐오 발언 규제법' 통과라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오후 서울 구로구 A중학교를 방문해 대림역 집회와 관련한 교사·학생 안전을 살피고, 학생들과 학교 앞에서 ‘차별 반대, 존중·포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5.9.25 / 뉴스1(서울시교육청 제공)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오후 대림동 인근의 한 중학교를 방문해 "혐오 없는 존중의 공간"이라는 팻말을 들고 혐오 집회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혐중 시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던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혐오, 과격 시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는 등 혐오 반대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