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장관 "북한 고농축 우라늄 2000kg 보유 추정"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이 2000kg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25일 언론 간담회에서 정 장관은 "현재 정보기관 추정으로는 (북한의)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2000kg까지 추정한다"고 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 뉴스1
이어 "오늘 이 시간에도 북한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4곳에서 돌고 있다"며 "제재를 통해 북핵을 포기한다? 가능성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통 핵무기 1기를 제조하는 데 고농축우라늄(HEU) 20kg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2000kg의 고농축우라늄으로는 핵무기 약 100기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통일부는 간담회 이후 정 장관의 발언을 수정해 "미국과학자연맹(FAS) 등 전문가들 추정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2000kg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미국 싱크탱크와 한국 국방연구원 등도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 규모와 연간 농축 가능량을 계산해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2000kg 이상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
국방부는 격년으로 발간하는 '국방백서'에 북한의 플루토늄 추정치는 담고 있지만, 고농축우라늄은 '상당량' 갖고 있다고만 표기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4년 9월 핵무기연구소,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 현지지도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평양 노동신문)
이는 북한이 은밀한 장소에 확인되지 않은 우라늄농축시설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고농축우라늄 보유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북한 국가성 인정하는 게 영구분단을 의미하는 건 아냐"
정 장관은 이날 남북이 현실적으로 두 국가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이것이 영구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장관은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 이미 두 국가, 국제법적 두 국가"라면서 "적게는 50∼60% 국민이 북한을 국가라고 답한다. 국민 다수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두 국가라는 것,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 영구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 장관은 이어 "현실적, 실용적 관점이고 유연하게 남북관계를 보는 것"이라며 "잠정적으로 통일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생긴 특수관계 속에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변화의 초점은 '적대성 해소'에 둬야"
전날인 24일에도 정 장관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북한의 2국가론과 남북기본협정 추진 방향'을 주제로 한 세미나 환영사에서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했고, 국제법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국제 정치적으로 두 국가였고, 지금도 두 국가"라며 "변화의 초점을 '적대성 해소'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동독과 서독은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하며 냉전 속에서 화해와 협력을 열었다"며 "남북은 지난 30년 동안 여러 대화와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대외적 정세변화 그리고 국제정치적 환경 변화 속에서 연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우리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동서독이 간 일관된 길을 가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달 내놓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는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을 모델로 하는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서독 기본조약은 상대를 동등한 국가로 인정하고 평화공존 체제를 유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