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의 급격한 변화, 6억원 이하 매물 급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6억원 이하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아파트 10채 중 8~9채는 집값이 6억원을 넘어서는 상황으로, 불과 10여 년 전에는 10채 중 8채가 6억원 이하였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청년과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3일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6억원 이하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80.5%에서 2025년에는 15.8%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10년 만에 서울 아파트 시장의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저가 아파트는 사라지고 고가 아파트가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입니다.
고가 아파트 비중 급증, 주거 사다리 붕괴 우려
2015년에는 100채 중 1~2채(1.3%) 정도에 불과했던 15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가 10년 새 10채 중 2~3채(27.3%)로 급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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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은 12.6%에서 23.6%로,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비중은 5.6%에서 33.3%로 각각 2배, 6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신혼부부 최소 주거 면적인 전용면적 50㎡ 이상으로 조건을 한정하면,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2015년 78%에서 2025년 9.2%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벨트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6개 구에서는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1% 미만으로 집계됐습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성동구 50㎡ 이상 아파트 거래 중 80%가 6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이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입니다.
동작구(1.1%), 영등포구(1.2%), 동대문구(5.0%) 등 총 13개 구에서도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5%를 밑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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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동대문구 거래의 98.4%, 영등포구와 동작구는 각각 83.8%, 76.2%가 6억원 이하였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 외곽지역만이 저가 아파트의 마지막 보루
전용면적 50㎡ 이상,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30%를 넘는 곳은 도봉구(60.3%), 금천구(50.5%), 강북구(34.7%), 노원구(32.7%), 중랑구(32.6%) 등 서울 외곽지역 5곳 정도에 불과합니다.
'6억원 이하' 주택은 신혼부부나 청년이 주로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대출요건 중 하나입니다.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주거 안정 정책이 급변한 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청년 세대가 서울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로 진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며 "대출 기준의 현실화와 함께 청년과 신혼부부가 실제로 접근 가능한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