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목숨 앗아간 대형 화재

지난해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고 형량입니다.

23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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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결과는 어떤 것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며 "이번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은 만큼, 사건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방화구획 해체·불법 파견... 안전 의무 외면

문제가 된 화재는 지난해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했습니다. 2층 작업 현장에서 불이 나며 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 등 2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박 대표는 유해·위험 요인 점검을 소홀히 하고 중대재해 대비 매뉴얼을 갖추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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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박 대표가 비용 절감을 위해 방화구획용 벽을 무단으로 해체하고 대피 경로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 구조를 임의 변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무허가 파견업체를 통해 32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불법 파견받아 안전 교육도 없이 고위험 전지 생산공정에 투입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들 본부장도 재판에... 책임 공방 이어질 듯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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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지 보관·관리, 발열 감지 모니터링, 소방 훈련 등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박 본부장이 안전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과 법적 무게감을 다시금 확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향후 항소심에서도 박 대표 측의 책임 범위와 양형 적정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아리셀 모회사 '에코넥스'의 박순관 대표가 25일 오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