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대선 다음날 한학자에 '윤석열 당선' 서신보고 ..."참어머님 진두지휘로 당선"

통일교의 대선 개입 의혹, 새로운 증거 포착


2022년 대선에서 통일교가 윤석열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새로운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2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의 지역별 교단을 이끄는 5개 지구장들이 대선 다음날인 2022년 3월 10일 한학자 총재에게 올린 '참부모님 서신보고' 문건이 특검에 의해 확보되었습니다.


이 문건에는 통일교 조직이 윤석열 후보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인사이트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25.9.22 / 뉴스1


A 지구장은 "참어머님께서 진두지휘해 주셨기에 하늘이 축복한 후보 당선"이라고 보고했으며, B 지구장은 "최고지도자 선택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주셔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습니다.


0.73%p 박빙 승부와 통일교의 역할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C 지구장의 보고 내용입니다. "20만 축복 조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대선 결과 0.8% 차 보며 깨우쳤다"고 적었는데, 실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 표차는 24만여 표로 득표율 차이는 0.73%p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박빙 승부에서 통일교의 조직적 지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문건에 담겨 있던 것입니다.


김건희 특검팀이 18일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소재 통일교 본부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신도들이 본부 입구에서 예배를 하고 있다. 2025.7.18 / 뉴스1김건희 특검팀이 18일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소재 통일교 본부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신도들이 본부 입구에서 예배를 하고 있다. 2025.7.18 / 뉴스1


서신 보고에는 한학자 총재가 대선 일주일 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통일교 주요 간부 120여 명을 모아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A 지구장은 "잠실 롯데호텔에서 주신 참어머님 말씀 노트에 적어 2,300여 명 지구 공직자에 전했다"며 "다음날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기자회견을 보았고 참어머님 축복받은 후보가 천운이 함께한다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뉴스1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C 지구장의 보고에는 더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대선 며칠 앞두고 긴급 내리신 하늘명령을 활동 전선까지 하달해 신속하게 사명 수행했다"며 "하나의 조직, 단결, 행동 강조하며 식구들에게 전달했고 순종"이라고 적었습니다.


특검은 이 같은 보고가 통일교 조직이 한학자 총재의 정교일치 이념에 따라 각 지구장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핵심 물증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뉴스1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뉴스1


대선 승리 이후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윤영호 전 본부장 간의 통화 내용도 주목할 만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3주 후, 김건희 여사는 윤영호 전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애 많이 써줘서 고맙다", "선생님 너무 감사하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현재 특검은 각 지구장들을 소환해 한학자 총재의 지시가 어떻게 실행되었는지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은 한 총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