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1200억 들인 '대왕고래' 시추 물거품 됐다... "경제성 없는 것으로 확인"

동해 가스전 개발 계획 차질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던 '대왕고래' 유망구조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난 21일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구조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더 이상 이 구조에 대한 시추를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 / 한국석유공사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 / 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구조 시추를 통해 취득한 시료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 사암층(약 70m)과 덮개암(약 270m) 및 공극률(약 31%) 등에서는 대체로 양호한 지하구조 물성을 확인했으나, 회수 가능한 가스를 발견하지 못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분석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약 6개월간 미국 지질구조분석업체인 코어 래보라토리스를 통해 진행됐습니다.


대왕고래 구조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으며, 경북 포항에서 동쪽으로 직선거리 50km 이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윤석열 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작된 사업으로,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해외 업체 참여로 새로운 탐사 추진


정부는 미국 자문사 액트지오의 분석을 통해 대왕고래 일대 해저에 석유 환산 기준으로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2023년 말에 받았습니다. 이어 지난해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을 통해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가 성공할 경우 2035년에는 석유와 가스를 상업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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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경제성이 없다는 점이 최종 확인됨에 따라, 석유공사는 다른 유망구조에 대한 사업을 추진할 전망입니다.


2차 시추는 대왕고래를 제외한 나머지 구조 중 한 곳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석유공사는 첫 시추 이전에 시추 성공확률 20%를 고려해 향후 5번의 탐사 시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2차 탐사 시추를 위해 지난 3월부터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찰 공고를 냈고, '동해 해상광구 투자유치 입찰' 결과 복수의 외국계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업체 주요 모집 요건은 심해 일산량 하루 10만 배럴 이상의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최근 3년 이내 석유공사와 직접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한 업체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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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참여 업체는 최대 49%까지 지분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 조건을 만족하는 해외 업체 2곳 이상이 이번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반면, 국내 기업 중에는 응찰한 곳이 없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심해가스전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 액손모빌이 참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입찰 참여사 간의 공정한 평가를 위해 입찰 참여 업체 수 등 구체적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