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재생에너지 실패했던 가파도... 세금 220억원 들여 '재추진'한다

제주도 가파도 '탄소 중립 섬' 사업, 과거 실패 반복될까 우려


제주도가 내년 2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가파도에 '탄소 중립 섬'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과거 비슷한 프로젝트가 실패한 전례가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origin_바이든공약에주목받는친환경에너지.jpg제주도 풍력발전기 / 뉴스1


제주도 본섬에서 남서쪽으로 5.4km 떨어진 가파도(면적 0.84㎢)는 이미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당시 상당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컸던 만큼, 이름만 바꾼 사업에 또다시 수백억 원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제주도 의회 등에 따르면, 제주도는 '가파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마을 조성' 사업을 위해 내년도 예산으로 220억원을 확보했습니다.


이 사업의 핵심은 현재 가파도에서 사용 중인 디젤 발전기를 100%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과거 실패한 사업과 유사성... 재생에너지의 한계 극복할 수 있을까


origin_바이든시대다시뜨는친환경.jpg제주도 풍력발전기 / 뉴스1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됐던 가파도 '탄소 중립 섬' 사업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우근민 당시 제주지사의 주도로 2012년부터 4년간 14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50㎾(킬로와트)급 풍력발전기 2기와 48가구에 3㎾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었습니다.


당시 제주도는 가파도의 최대 사용 전력이 224㎾였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만으로도 전력 수요 공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태양광발전기는 날씨 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졌는데요. 햇볕이 충분한 날에는 발전량이 100%에 달했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발전량이 1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발생한 전력을 저장할 에너지 저장 장치(ESS)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많은 전력이 낭비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풍력발전기 역시 고장 등의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채 방치되다가 결국 올해 철거되었습니다.


origin_청보리와산방산.jpg가파도 / 뉴스1


한 전력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파도는 전체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율이 3%가량으로 크게 감소한 상태"라며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예산만 투입한다면 과거의 실패가 또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