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1200만 관중' 목전에 둔 프로야구... 구장별 장애인석은 '최대 30배' 격차

프로야구 장애인석 실태, 구장별 최대 30배 차이


프로야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1200만 관중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시설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프로야구 9개 홈구장 중 5곳은 장애인석 비율이 전체 좌석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의 고척돔 그라운드 전경. 사진 서울시서울 고척돔 / 서울시


장애인석 설치 비율이 구장별로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나는 상황은 각 구장 운영 주체와 지자체의 장애인 관람객에 대한 인식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구장은 법정 최소 권장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장애인석 설치 현황, 고척스카이돔 최고·인천 SSG랜더스필드 최저


프로야구 구장 중 장애인석 설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전체 1만6000석 중 280석(1.75%)을 장애인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대전 한화생명볼파크가 1만7000석 중 200석(1.18%), 창원 NC파크가 1만7983석 중 208석(1.16%), 광주 KIA챔피언스필드가 2만500석 중 230석(1.12%)으로 법정 권장 기준인 1%를 넘어섰습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문학경기장) / SSG 랜더스인천 SSG랜더스필드(문학경기장) / SSG 랜더스


반면, 수원 KT위즈파크(1만8천700석 중 82석·0.44%),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만4000석 중 65석·0.27%), 서울 잠실야구장(2만3750석 중 36석·0.15%), 부산 사직야구장(2만3079석 중 28석·0.12%), 포항야구장(1만2120석 중 40석·0.33%)은 모두 장애인석 비율이 1% 미만이었습니다.


가장 열악한 환경을 보인 곳은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전체 2만3000석 중 장애인석은 단 14석(0.06%)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고척스카이돔과 비교했을 때 약 30배 차이가 나는 수치입니다.


법적 기준과 개선 움직임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공연장과 관람장의 경우 전체 좌석의 1% 이상을 장애인석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0석 이상인 시설은 최소 20석 이상의 장애인석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운동시설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단지 권장사항에 그쳐 실질적인 제재가 없는 상황입니다.


image.png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보윤 의원은 "법적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 구장은 시설 소유자인 지자체와 운영을 맡은 구단이 협력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에는 한화 이글스가 홈구장 2층 장애인석 일부를 특화석으로 변경 운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화 구단은 지난달 19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대전시와 적극 협업해 장애인 관람에 불편이 없는 최고의 장애인 관람 친화 구장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으며, 특화석 변경으로 발생한 매출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 장애인 배려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정치권과 장애인단체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프로야구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야구장 관리 주체인 각 지자체와 운영 주체인 구단,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장애인 관람객의 편의성 개선을 위해 협력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