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와요"... 강릉 아파트 제한급수 해제

강릉시, 아파트 113곳 제한급수 해제... 주민들 "물 걱정 없는 행복" 환영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시행해온 강원 강릉시가 지난 19일 오후 6시부터 저수조 용량 100톤 이상 아파트 113곳에 대한 시간제 제한급수를 전면 해제했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로 인해 강릉 시민들은 오랜 물 부족 상황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origin_수돗물나온다…제한급수풀린강릉아파트.jpg강원 강릉지역 저수조 용량 100톤 이상 아파트 113곳에 대한 시간제 제한급수가 풀린 19일 저녁 강릉 회산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수돗물을 이용해 설거지를 하고 있다. 2025.9.19/뉴스1


금요일인 지난 19일 오후 6시 30분쯤, 강릉 회산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유재성 씨(46)는 주방 수도꼭지를 돌려 맑은 물줄기가 힘차게 쏟아지는 모습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이 시간대는 원래 제한급수 기간에도 물이 공급되던 시간(오전 6~9시·오후 6~9시 하루 2회)이었지만, 이날은 시간에 상관없이 24시간 내내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유 씨는 "언제 끊길지 몰라 불안했는데, 이제는 안심하고 물을 쓸 수 있게 됐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의 집 싱크대 옆에는 그동안 제한급수 시간에 맞춰 물을 받아두던 파란 물통이 아직 놓여 있었고, 물통에 샤워헤드를 연결해 간이 수도꼭지처럼 사용했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불편함 없이 수도에서 직접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속이 다 시원하다"고 유 씨는 말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강릉 시민들, 물 사용의 소중함 재확인


origin_제한급수풀렸다…설거지하는강릉아파트주민.jpg강원 강릉지역 저수조 용량 100톤 이상 아파트 113곳에 대한 시간제 제한급수가 풀린 19일 저녁 강릉 회산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수돗물을 이용해 설거지를 하고 있다. 싱크대 근처에 그동안 물을 아끼려고 달아놓은 샤워헤더와 물통이 놓여 있다.2025.9.19/뉴스1


제한급수 해제로 가정 내 일상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아침과 저녁에 받아둔 물로만 손을 씻어야 했던 유 씨의 9살 아들도 이제는 '눈치게임' 없이 자유롭게 세면대에서 손을 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장실 사용도 편리해져, 더 이상 물이 끊긴 밤에 양동이로 변기 물을 부어야 하는 불편함이나 비축해둔 생수로 변기를 내리는 극단적인 상황을 겪지 않아도 됩니다.


퇴근 후 서둘러 물부터 받아두느라 분주했던 저녁 시간도 여유로워졌습니다.


유 씨 가족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여유와 웃음이 번졌습니다.


origin_수돗물나온다…제한급수풀린강릉아파트 (1).jpg강원 강릉지역 저수조 용량 100톤 이상 아파트 113곳에 대한 시간제 제한급수가 풀린 19일 저녁 강릉 회산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수돗물을 이용해 설거지를 하고 있다. 2025.9.19/뉴스1


비록 세대별 수도꼭지 75% 자율 잠금 조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루 30분씩 2차례만 물이 나왔던 상황과 비교하면 큰 변화입니다.


아파트 단지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엘리베이터 앞과 주차장에서는 "오늘 (단지 내) 방송 들었냐, 이제 밤에도 물 쓸 수 있대"라며 주민들이 반가운 소식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 주민은 "물 걱정 없는 게 이렇게 큰 행복인지 몰랐다"며 "다시는 이런 불편이 없도록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릉시는 지난 6일부터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아파트·대형 숙박시설·공공기관 등 저수조 100톤 이상 보유 시설 123곳(아파트 113곳, 대형 숙박시설 10곳)에 시간제 제한급수를 시행해 왔습니다.


이 중 아파트 113곳에 대한 제한은 19일 오후 6시부로 해제되었습니다.


origin_와수돗물나온다제한급수풀린강릉아파트.jpg강원 강릉지역 저수조 용량 100톤 이상 아파트 113곳에 대한 시간제 제한급수가 풀린 19일 저녁 강릉 회산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수돗물을 이용해 설거지를 하고 있다. 2025.9.19/뉴스1


시는 이날 오후 열린 아파트 제한급수 관계자 3차 간담회 직후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강릉시 관계자는 "최근 내린 비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상승했고, 이번 주말과 다음 주에도 비 예보가 있다"며 "절수운동이 어느 정도 정착해 효과가 나타남에 따라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제한급수를 해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