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 낙서한 10대, 실형 확정
2023년 발생한 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임모(19) 군이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습니다.
최소 1년 6개월은 복역해야 하며, 지난달 대법원에 상고 취하서를 제출하면서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측 영추문 담장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모습 / 문화재청
임 군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운영자 강모(30대) 씨의 사주를 받고 2023년 12월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벼락에 낙서를 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강 씨는 사이트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텔레그램으로 임 군에게 접촉해 10만원을 주겠다며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법원 "충격적 범행"... 교정 평가 뒤 조기 출소 가능
19일 조선비즈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1심 재판부는 당시 만 18세였던 임 군에게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소년법은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단기형을 채운 뒤 교정 당국 평가에 따라 조기 출소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나이는 어리지만 문화재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충격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임 군은 항소했지만 2심도 같은 판결을 내렸고, 결국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습니다.
주범 강 씨는 징역 8년 선고... 문화재 훼손 잇따라
훼손된 경복궁 담벼락 / 뉴스1
범행을 교사한 강 씨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는 형량이 징역 8년으로 늘었습니다. 재판부는 "경복궁 담장은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로, 복구를 위해 국가가 1억8000만원을 들였음에도 완전 복구가 불가능해 인위적 흔적이 남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 씨는 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에도 문화재 훼손은 이어졌습니다. 경복궁 낙서 사건 다음 날 모방범죄가 발생해 20대 남성이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고, 지난해 8월 선릉을 파헤친 50대 여성은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달에는 70대 남성이 광화문 석축에 낙서를 해 지우는 데만 1000만원이 들었으며, 최근에는 종묘 담장 일부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문화재보호법은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할 경우 3년 이상 징역형에, 낙서 행위만으로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백세희 아트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문화재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부족해 범죄 경각심이 낮았다"며 "최근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법원 역시 더 엄격하게 처벌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