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 이종섭, 특검서 11시간 조사 받고 "말도 안 되는 얘기"

순직해병 특검, 이종섭 전 국방장관 11시간 고강도 조사


순직해병 사건의 외압과 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검)이 사건 당시 최고 책임자였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소환해 장시간 조사했습니다.


지난 17일 이명현 특별검사가 이끄는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약 11시간에 걸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오전 9시 57분경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으며, 조사는 오후 9시 12분경에야 마무리 됐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 이 전 장관은 "할 이야기는 다 했다"며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는 짧은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범인 도피 없었고 출국금지 사실 몰랐다는 입장은 여전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도피라고 생각하는가"라며 반문했고, 그의 변호인은 이 의혹에 대해 "우리는 망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사이트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 뉴스1


호주대사 임명과 도피성 출국 의혹의 핵심


이종섭 전 장관은 순직해병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던 중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로 전격 임명돼 도피성 출국 의혹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당시 그는 출국금지 상태였으나, 외교부가 대사 임명에 따른 외교관 여권을 발급했고, 법무부는 그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월 8일 출국금지를 해제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3월 10일 호주로 출국했지만,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불과 11일 만에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명분으로 귀국했으며, 임명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3월 29일에 사임했습니다.


이날 오전 특검 출석 시 그는 "그간 여러 기회를 통해 제 입장이나 사실관계를 충분히 밝혀왔다"며 "그런 내용이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에게 출국금지 해제 요청서 양식을 부탁한 이유'에 관한 질문에는 "출국금지 해제 문제는 너무 어이없는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인사이트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 뉴스1


순직해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


한편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순직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에 대한 이첩을 보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혐의자를 제외하라고 지시하는 등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습니다. 


또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부당하게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기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습니다.


특검팀은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