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분간 바다에서 버텼다"
갯벌에 고립된 70대 노인을 구조하려다 순직한 고(故) 이재석 해양경찰관이 실종 직전까지 최소 33분 이상 바다 위에서 생존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뒤늦은 구조 대응으로 "막을 수 있었던 희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드론에 포착된 마지막 순간
뉴스1
지난 14일 SBS 8뉴스는 단독 입수한 영상과 무전 녹취록을 정리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경사가 인천 옹진군 꽃섬 인근에서 고립된 중국인 남성 A씨를 발견한 시각은 지난 11일 새벽 2시 54분. 발을 다친 A씨를 업으려다 실패한 그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입혀주고, 장갑을 발에 씌운 뒤 손을 잡고 함께 걸어 나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불어난 물살은 이들을 갈라놓았습니다. A씨는 형광 구명조끼를 입은 채 떠 있었지만, 이 경사는 머리만 내민 채 필사적으로 버티는 모습이 드론 영상에 포착됐습니다.
2시 54분 A씨와 조우한 뒤 3시 27분 마지막 영상이 촬영되기까지, 이 경사는 최소 33분간 생존해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조 지연... 헬기 출동은 30분 뒤
상황은 실시간으로 드론과 무전을 통해 전파됐지만, 즉각적인 구조 헬기 출동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해경 구조 헬기가 이륙한 시각은 새벽 3시 55분. 이미 이 경사의 모습이 사라진 지 18분이 흐른 뒤였습니다. 헬기는 4시 20분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A씨를 구조했지만, 이 경사는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2인 1조 원칙 지켰더라면"
해경 훈령에는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2명 이상 탑승한다"는 원칙이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사는 홀로 출동했습니다.
사진=인천해양경찰서
현장 대응이 적시에 이뤄졌더라면, 또 최소 33분의 '골든타임' 동안 구조 시도가 이뤄졌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