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바다 위에서 33분간 생존했는데"... 구조 헬기, 故 이재석 경사 사라지고 떴다

"33분간 바다에서 버텼다"


갯벌에 고립된 70대 노인을 구조하려다 순직한 고(故) 이재석 해양경찰관이 실종 직전까지 최소 33분 이상 바다 위에서 생존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뒤늦은 구조 대응으로 "막을 수 있었던 희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드론에 포착된 마지막 순간


뉴스1뉴스1


지난 14일 SBS 8뉴스는 단독 입수한 영상과 무전 녹취록을 정리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경사가 인천 옹진군 꽃섬 인근에서 고립된 중국인 남성 A씨를 발견한 시각은 지난 11일 새벽 2시 54분. 발을 다친 A씨를 업으려다 실패한 그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입혀주고, 장갑을 발에 씌운 뒤 손을 잡고 함께 걸어 나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불어난 물살은 이들을 갈라놓았습니다. A씨는 형광 구명조끼를 입은 채 떠 있었지만, 이 경사는 머리만 내민 채 필사적으로 버티는 모습이 드론 영상에 포착됐습니다.


2시 54분 A씨와 조우한 뒤 3시 27분 마지막 영상이 촬영되기까지, 이 경사는 최소 33분간 생존해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BS


구조 지연... 헬기 출동은 30분 뒤


상황은 실시간으로 드론과 무전을 통해 전파됐지만, 즉각적인 구조 헬기 출동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해경 구조 헬기가 이륙한 시각은 새벽 3시 55분. 이미 이 경사의 모습이 사라진 지 18분이 흐른 뒤였습니다. 헬기는 4시 20분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A씨를 구조했지만, 이 경사는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2인 1조 원칙 지켰더라면"


해경 훈령에는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2명 이상 탑승한다"는 원칙이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사는 홀로 출동했습니다. 


image.png사진=인천해양경찰서


현장 대응이 적시에 이뤄졌더라면, 또 최소 33분의 '골든타임' 동안 구조 시도가 이뤄졌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