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노인 구하다 숨진 해경의 마지막 '영상' 공개돼... 구명조끼와 함께 건넨 게 하나 더 있었다

故 이재석 경사 순직 당시 영상·녹취록 입수... "홀로 구조 나섰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해양경찰관 고 이재석 경사의 사고 전후 상황이 담긴 영상과 무전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영상과 무전 녹취록에는 당시 이 경사가 급박한 현장을 홀로 감당하며 상사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홀로 출동해 구조 시도... "한번 들어가 보겠다"


뉴스1뉴스1


지난 13일 SBS 8뉴스는 11일 새벽 인천 옹진군 꽃섬 인근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중국인 남성 A씨를 구조하려던 이 경사가 했던 일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사고 당시 상황을 드론 영상과 CCTV, 그리고 무전 녹취록을 통해 재구성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새벽 2시 7분, 드론 순찰 업체가 갯벌에 고립된 A씨를 발견해 인근 영흥파출소에 신고했고, 당직 근무 중이던 이 경사는 홀로 순찰차를 몰고 불과 2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경사는 "요구조자가 꽃섬에 있다"며 직접 구조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지만, 상급자는 곧장 그를 단독으로 투입했습니다. 이후 무전 교신에서 "입수해야 할 것 같다"는 이 경사의 말에 상급자가 "혼자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한번 들어가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SBS



"물이 차오른다"... 마지막까지 구조에 매달려


공개된 무전 기록에 따르면 새벽 2시 56분, 이 경사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A씨에게 입혀주며 "허리까지 물이 차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어 발을 다친 A씨에게 장갑을 벗어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전 교신은 3시 6분을 끝으로 끊겼습니다.


당시 이 경사는 머리만 물 밖으로 내민 채 버티고 있었던 것으로 드론 영상에 포착됐습니다. 


3시 27분 드론 업체가 위치를 놓쳤고, 3시 30분이 되어서야 파출소는 본청 상황실에 연락 두절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이 경사가 현장에 출동한 지 이미 83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결국 이날 오전 9시 41분, 이 경사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故이재석 경장 / 인천해양경찰서故이재석 경장 / 인천해양경찰서


영상과 녹취록을 통해 이 경사가 홀로 구조 현장에 투입된 사실과, 마지막 순간까지 고립된 노인을 살리려 했던 과정이 드러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