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6일(화)

SNS 조회수 높이려고 '악어' 목 조르고 괴롭힌 미국인... 호주 전역 분노

SNS 조회수를 위해 보호종 악어 학대한 미국 인플루언서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주에서 미국인 인플루언서가 보호 대상인 악어를 붙잡아 목을 조르는 영상을 SNS에 게시 호주 전역에서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image.pngInstagram 'therealtarzann'


지난 11일(현지 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퀸즐랜드주 당국은 미국 인플루언서 마이크 홀스턴이 최근 올린 영상에 대해 "매우 위험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하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홀스턴은 인스타그램에서 155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로 지난 5일 호주 여행 중 촬영한 문제의 영상을 자신의 계정에 게시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퀸즐랜드주 요크 곶에서 배에서 뛰어내려 악어를 붙잡고 악어의 목을 조르듯 꽉 잡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홀스턴은 악어의 목을 잡은 채 웃으며 "어릴 적부터 호주에 와서 악어를 잡고 싶었고,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며칠 뒤에도 그는 작은 악어를 붙잡는 추가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악어의 목을 잡고 있는 홀스턴. [사진출처 = BBC]Instagram 'therealtarzann'


야생동물 보호 전문가들의 강력한 비판


이러한 행동에 대해 '호주판 베어 그릴스'로 유명한 스티브 어윈의 아버지인 밥 어윈은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호주를 찾는 모든 사람은 야생동물을 존중해야 한다"며 "보호종을 괴롭히는 홀스턴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으며 즉시 내쫓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밥 어윈은 또한 "영상 속 악어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였다"며 "전문 기술이 없는 사람이 악어를 함부로 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SNS 콘텐츠 제작을 위해 야생동물의 안전과 복지가 희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호주 환경 당국도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두 건의 영상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호주 당국이 퀸즐랜드에서 야생 악어를 잡는 모습을 직접 촬영해 논란을 일으킨 미국 국적 인플루언서를 조사 중이다. [사진출처 = SCMP]Instagram 'therealtarzann'


당국은 "면허가 없는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 악어를 붙잡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최대 3만7500호주달러(약 32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올해 초 또 다른 미국인 인플루언서가 아기 웜뱃을 어미로부터 떼어내는 영상을 올려 호주 총리로부터 비판받은 사례와 함께 무분별한 'SNS 동물쇼'에 대한 반발 여론이 호주 전역에서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