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 경계 허점 드러낸 중국인 밀입국 사건
제주도에서 고무보트를 이용해 불법 입국한 중국인 2명이 추가로 검거되었습니다.
10일 제주해양경찰청은 전날 오후 6시 10분께 제주시 연동의 한 주택에 숨어있던 30대 중국인 밀입국자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A씨가 거주하는 주택을 특정해 급습한 해경은 "계십니까? 나오세요. 안 나오면, 문 따고 들어갑니다"라고 경고한 후, 주택에 진입해 옷장 뒤에 숨어 있던 중국인 남성을 검거했습니다.
이로써 총 6명의 밀입국 중국인 중 3명이 검거되었으며, 이들을 도운 조력자 2명도 함께 체포되었습니다.
해안 감시 시스템의 치명적 결함
이번 사건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해안 감시 시스템의 실패로 드러났습니다. 고무보트가 발견된 지점에서 불과 2km 거리에 해안 감시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트의 접근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레이더는 고도 100m 부근에서 미확인 선박을 24시간 감시하는 장비로, 반경 22km까지 탐지가 가능한 고성능 장비입니다.
제주해양경찰서 전경/뉴스1
그러나 이 레이더와 인근에 설치된 열영상감시장비(TOD)는 6명이나 되는 중국인 밀입국자들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제주해안경비단 관계자는 "보트가 포착됐으면 TOD로 확인할 건데, 포착되지 않아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제주도에는 경찰청 해안감시레이더 7대와 TOD 장비 40여 대가 설치되어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이 장비들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유사한 밀입국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과 함께, 마약 운반 등 더 심각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해경은 당시 해상 경계 관제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 중이며, 이번 고무보트를 이용한 밀입국 사건은 제주 해안 경계의 심각한 사각지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