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4일(목)

전기자전거에 반려견 묶고 '4km' 끌고가 죽게 한 50대 견주, 구속영장 신청

개를 전기자전거에 매달아 죽게 한 50대 견주, 구속영장 신청돼


경찰이 자신이 키우던 개를 전기자전거에 매달고 달려 죽음에 이르게 한 5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1일 천안동남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7시 52분경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천 산책로에서 콜리 품종의 대형견 '파샤'를 전기자전거에 매단 후 시속 10~15km 속도로 30분 이상 달려 개를 죽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산책 중이던 시민들이 헐떡거리며 전기자전거에 끌려가는 개를 발견하고 A씨를 제지한 뒤 경찰과 천안시청에 신고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동물학대 정황과 추가 혐의


사건 당시 '파샤'의 발바닥은 심각한 상처를 입어 바닥에 피가 흥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조된 개는 동물보호센터로 이송되는 도중 사망했는데, 초크체인(훈련용 목줄)이 지속적으로 목을 압박하면서 호흡곤란과 열탈진 등을 겪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제보 영상과 사망한 개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견주가 잔인한 방법으로 '파샤'를 죽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A씨에게는 상가주택 옥상의 열악한 환경에서 두 마리의 개를 키우며 방치·학대한 혐의도 추가됐습니다.


러프콜리 / gettyimgesBank러프콜리 / gettyimgesBank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최근 콜리 품종의 개 한 마리를 타지역으로 분양했는데, 당시 건강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학대가 의심된다는 수분양자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개가 살이 쪄 운동시키려고 한 것일 뿐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회적 공분과 시민들의 행동


이 사건은 동물보호단체 케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당시 처참했던 현장 사진과 영상이 공유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습니다.


'천안 전기자전거 학대'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 놓인 꽃과 간식들 / 온라인 커뮤니티'천안 전기자전거 학대'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 놓인 꽃과 간식들 / 온라인 커뮤니티


동물복지권 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견주에 대한 구속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는 '파샤 사건의 엄벌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서명운동이 지난달 28일부터 진행 중인데, 이날 오후 7시 기준 4만 1천 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31일에는 천안에서 '파샤'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천안 신부동 일대에서 '파샤'가 끌려간 4km 거리를 따라 침묵 행진을 벌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른바 '파샤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동 수단에 동물 매달기 금지와 경찰 및 지자체의 즉각적인 대응 등을 담은 관련 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