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 스스로 깨끗해지는 유리 개발
높은 건물의 창문을 닦기 위해 더 이상 사다리에 올라가거나 비싼 청소 서비스를 부를 필요가 없는 세상, 상상만 했던 이런 세상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엔지리어링 매거진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에 따르면 중국 동부에 위치한 저장대학교 연구진이 전기장을 이용해 표면에서 먼지와 기타 입자를 제거하는 새로운 유형의 자가 세척 유리를 개발했습니다.
전기의 힘으로 스스로 깨끗해지는 유리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은 건물 관리자부터 태양광 패널 소유자까지 많은 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 혁신적인 기술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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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세척 유리, 어떻게 작동할까
연구진은 대전된 입자가 교류 전기장에 노출될 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먼지 입자들은 단순히 옆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거나 심지어 표면에서 완전히 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현재 많은 세척 방법은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 가지 유망한 방법은 전기장을 이용해 표면 입자를 이동시키는 건데요. 화성 탐사선에도 사용되는 전기역학 스크린과 같은 기술은 액체나 마찰 없이도 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입자가 어떻게 움직이거나 분리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명확한 물리적 모델이 없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최적의 설계를 추측해야 했고, 기존 시스템은 여전히 미세먼지와 고르지 않은 표면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Advanced Science
저장대학 연구진은 입자 크기와 전기장 강도가 이러한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두께가 불과 0.62mm에 불과한 얇고 투명한 유리를 개발했습니다.
이 유리는 수동적 노력 없이도 전기장을 이용해 유기물과 무기물 입자를 모두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데요.
가장 놀라운 점은 물이나 화학물질 없이도 몇 초 만에 최대 98%의 먼지 입자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자가 세척 유리의 진가는 기존 먼지를 제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연구팀이 '입자 차폐 효과(particle shielding effect)'라고 명명한 현상을 통해 새로운 먼지가 쌓이는 것까지 방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기장이 켜지면 공기 중의 대전된 입자들이 유리 표면에서 튕겨 나가게 되는데, 이 효과는 먼지 축적을 최대 90%까지 줄여준다고 합니다.
특히 모래폭풍이나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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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은 실용성에 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가 세척 유리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아 태양광 패널, 자동차 앞유리, 온실 지붕, 고층 건물 창문 등 가시성과 에너지 효율이 필수적인 곳에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더욱이 제조 공정이 간단하고 일반적인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유리판에 전극을 에칭하고 얇은 보호막으로 덮는 방식은 현재 산업 공정과도 잘 맞아, 특별한 장비 없이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섭니다. 고층 건물 창문 청소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위험성, 사막 지역 태양광 패널의 효율 저하 문제, 그리고 청소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과 화학물질로 인한 환경 부담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