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물 빠진 후가 더 위험합니다"... 집중호우 이후 감염병 급증하는 이유 (+대비법)

집중호우 이후 감염병 위험 급증... 수인성·식품매개·모기 매개 질환 주의


전국적으로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해 오늘(20일)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 14명, 실종자 12명을 포함해 총 2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전국 곳곳이 침수되면서 감염병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 그리고 위생 사각지대가 겹치면서 다양한 경로의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수인성, 식품매개, 모기 매개, 호흡기, 피부 감염병 등이 집단으로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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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의 '검역감염병 대응 지침'에 따르면 장마철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레지오넬라증, 렙토스피라증, 일본뇌염 등 물과 기온에 의해 확산하는 다양한 감염병의 위험이 급증합니다. 


특히 침수지역, 저지대, 고온지역에서는 병원체 전파 속도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질병청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병원성 미생물 증식에 최적 조건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침수 피해 시 하수, 오염된 지하수, 생활폐수가 식수원이나 식자재에 유입될 경우 식중독과 수인성 감염병의 집단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침수된 지하 공간, 급수설비, 냉각탑 등에서는 레지오넬라균이 에어로졸 형태로 퍼지면서 호흡기 감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염된 빗물에 접촉한 상처 부위로는 렙토스피라증이 유입될 수도 있어, 물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경로의 감염병이 장마철 이후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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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매개 감염병, 일본뇌염 위험 증가


집중호우 이후에는 고인 물이 늘어나면서 국내 자생 모기의 번식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특히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는 침수지역, 농가, 배수구 등 고인 물에서 빠르게 번식하며, 국내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체로 지목됩니다.


질병청은 올해 일본뇌염 주의보를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발령했으며, 실제로 전국 곳곳의 모기 채집 조사에서 작은빨간집모기 밀도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모기는 야간에 활동하며, 가축 등 동물과 사람 모두를 흡혈하므로 농촌과 도심 구분 없이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지오넬라증은 장마철에도 집단 감염의 위험요소입니다. 이 균은 에어컨 냉각탑, 온천, 대형 샤워실, 대중목욕탕, 급수설비, 지하 저수조 등에서 서식하며, 미세한 물방울(에어로졸)을 통해 폐에 흡입되면 폐렴을 유발합니다. 특히 노약자,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질병청에 따르면 매년 7~8월에 신고 건수가 집중되며, 시설 내 집단발생이 반복되는 감염병입니다.


여름철 식중독 위험, 살모넬라·비브리오·노로바이러스 주의


고온 환경과 장마철 특유의 습기는 식중독 발생률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요인입니다.


질병청과 식약처는 여름철 특히 주의해야 할 식중독 균으로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노로바이러스, 병원성 대장균 등을 꼽고 있습니다.


살모넬라균은 불충분하게 익힌 달걀, 육류, 마요네즈 등에서 흔히 검출되며, 고열, 구토, 설사를 유발하는 위장염을 일으킵니다. 장염비브리오는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어패류에 서식하고, 불완전한 익힘이나 날것 섭취 시 감염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 감염병으로 알려졌지만, 여름 장마철 침수 오염수나 조개류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며, 어린이집, 학교,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장마 이후 침수된 지역에서 복구 작업을 할 때는 피부 상처를 통한 감염 위험도 커집니다. 특히 렙토스피라증, 파상풍, 연조직염, 녹농균 감염 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침투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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렙토스피라증은 쥐나 가축의 소변에 오염된 흙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침수지역 복구 작업자나 농민, 구조대원 등이 고위험군입니다. 고열, 근육통,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파상풍은 흙이나 녹슨 철물에 있는 파상풍균이 상처를 통해 유입되어 근육 경련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질병청은 "침수지역에서 장화, 장갑, 긴소매 작업복 등 개인보호구 착용이 감염 예방의 기본"이라며 "상처가 날 경우 즉시 소독하고 감염병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질병청이 장마철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제시한 행동 수칙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30초 이상 씻기 △음식은 반드시 익혀 먹고, 생수 또는 끓인 물만 마시기 △침수되거나 변질 가능성이 있는 식자재는 즉시 폐기 △모기 기피제 사용 및 야외활동 시 긴 옷 착용 △냉각탑·에어컨 등 냉방기기 정기 점검 △침수 지역 작업 시 장화·장갑 등 개인 보호구 착용 △파상풍 예방접종 여부 확인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