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제주항공 참사 유족 "다정했던 아빠 잃고 추모 편지 낭독하는데 '쇼 한다' 악플 받아" 오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의 아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이 방송을 통해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지난 7일 방송된 '오은영 스테이' 3회에서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이 '땅콩과자'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0005344700_002_20250707223113593.jpgMBN '오은영 스테이'


지난해 12월 29일,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이 전남 무안국제공항 착륙 시도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으며, 이 사고로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 사고의 유가족인 '땅콩과자'는 방송에서 아버지와의 마지막 순간과 사고 소식을 접한 당시의 충격을 생생하게 전했다.


"다정한 아빠였다. 제가 30대 중반인데도 공주라고 부르셨었다"라며 말문을 연 그는 "밤 늦게 오면 항상 마중나와 계시고, 손녀를 엄청 좋아하셔서 매일 영상통화를 했다"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특히 "지금 생각해보면 제게 사랑을 많이 주셨구나"라는 말에서 깊은 그리움이 느껴졌다.


항공기 참사와 가족의 상실감


땅콩과자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통화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고 밝혔다.


"손녀 보고 싶다고, 데리고 오라고 하셨는데, 크리스마스 날이 비행기 출발하는 날이라 '여행 잘 다녀오세요. 다녀와서 봬요'라고 했었다"며 마지막 대화를 떠올렸다. 사고 당일인 12월 29일, 그는 직장에서 단톡방을 통해 사고 소식을 접했다.


0005344700_001_20250707223113537.jpgMBN '오은영 스테이'


"생각해보니 아빠가 여행을 가신 거다.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며 "아빠에게 전화하는데 안 받고, 인터넷 기사에서 탑승객 명단에 이름이 나타난 것을 봤다"고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공항에 도착한 후에도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두 명 구출됐다고 하길래, 그중 한 명이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다고 계속 기다렸다"며 "그러다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걸 봤을 때는 '차라리 고통이 짧으셨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유가족으로서 그가 느끼는 가장 큰 아픔은 준비되지 않은 이별과 사회적 망각이었다.


"매일매일이 후회인 것 같다. 당연히 언젠간 이별하는 걸 알지만, 이렇게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이별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더 슬픈 건 이 사고가 점점 잊힌다는 것이다. 이 사고가 마무리되어서 끝난 게 아니라, 그냥 멈춰 있다"고 토로했다.


2025-07-08 10 54 34.jpgMBN '오은영 스테이'


특히 아버지의 추모제에서 편지를 낭독했을 때 받은 악성 댓글에 대한 상처도 드러냈다. "슬픈 사람이 저러고 있겠냐", "쇼하는 거다"라는 댓글을 보고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유가족들이 시위와 서명운동을 시작했을 때도 "왜 이제 와서 그러냐"는 비난을 받았다며 "슬퍼하느라 아무것도 못하다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 안 좋은 것들을 많이 보게 된다. 내가 뭘 잘못해버린 건가?"라는 자책감까지 느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