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거절 못해 2년 사귄 여친... 싫은데 결혼까지 고민" 예스맨의 고민

거절 못하는 '예스맨'의 고통스러운 속앓이


지난달 30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스테이'에서 한 남성이 거절을 못해 평생 겪어온 고통스러운 속앓이를 털어놓았다.


인사이트MBN '오은영 스테이'


42세 제약회사 영업 사원으로 방송에서 '예스맨'이라 불린 그는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자신의 삶이 망가지는 경험을 반복해왔다고 고백했다. "제가 거절을 잘 못한다"며 입을 연 예스맨은 "친구들이 돈 빌려달라, 보증 서달라 하는 부탁도 다 들어주는 제가 정상인가 싶다. 사회생활 하는 데에 너무 제약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항상 '을'의 입장이었다고 설명하며, 거래처나 친한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했다. "제가 거절하는 낌새면 상대방의 실망하는 표정이 보인다. 제가 대답을 안 하고 있다가 결국 그 대화 공백을 못 참고 들어준다. 그렇게 들어주고 후회하고 잠을 설치고, 그런 삶을 살았다"라고 그는 자신의 심리 상태를 설명했다.


거절 못해 빚더미에 앉은 경험까지


예스맨의 거절 불가 증후군은 연애 관계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학창 시절 사랑이 아님을 알면서도 거절하지 못해 2년간 교제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그 사람과 같이 지내는 건 좋아서 그 관계를 깨고 싶지 않았다. 물론 처음에는 사랑인가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게 아닌 걸 알고도 헤어지지 못했고, 이렇게 있다가는 결혼도 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놀라게 했다.


인사이트MBN '오은영 스테이'


다행히 취업으로 인한 장거리 연애 상황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 사례도 있었다. 20대 후반, 경제적 여유가 없던 시절에도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전 재산 300만 원을 빌려주었다.


자신이 쓸 돈마저 없어진 상황에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고, 이자가 불어나 천만 원이 넘는 빚을 떠안게 되었다. "돈 준다는 날짜가 돼도 돈 달라는 말도 잘 못한다"며 "제가 갈등을 너무 싫어한다. 제가 손해 보더라도 평화로우면 그걸로 됐다는 마음이 있는데 그게 쌓이다 보니까 너무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오은영 박사의 조언: "내가 없는 삶은 오만한 것"


이에 오은영 박사는 명쾌한 조언을 건넸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옳지 않은 건 안 한다'는 말이 있다"며 개인의 가치관과 기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사이트MBN '오은영 스테이'


오 박사는 예스맨에게 "어떤 것을 결정하고 행동하는 데 있어서 '내'가 없고 남의 기준으로 그렇게 하신다. 그래서 내가 힘들어도 남이 좋아할 만한 결정을 내리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은영 박사는 "내 능력 밖의 문제는 인정해야 한다"며 "그것까지 떠안는 건 오만한 것"이라는 뼈있는 조언을 전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는 너한테 꿔줄 능력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 박사는 "상대방의 불편함을 떠안아야 그 사람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여길 것 같겠지만 거절해도 예스맨님은 원래 좋은 사람"이라며 건강한 자아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