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모아 2억 기부한 89세 할머니, "고향 아이들 마음껏 공부했으면"
어린 시절 가난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던 한 어르신이 고향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평생 모은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해 감동을 전하고 있다. 폐지와 깡통을 모아 한푼 두푼 마련한 2억 원 가까운 돈이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된 것이다.
정읍시
지난 11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된 '희망 2025 캠페인 유공자 시상식'에서 박순덕 할머니(89)에게 전북도지사 표창을 수여했다.
박 할머니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자신의 고향인 정읍시 칠보면에 총 1억96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이 금액은 평생 어렵게 살아온 할머니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거액이었다.
배움의 한을 나눔의 기쁨으로 승화
19살에 고향을 떠나야 했던 박 할머니는 가정 형편 때문에 충분히 교육받지 못한 아쉬움을 마음 한구석에 품고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기보다 "그 시절은 다 그렇게 살았다"며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배움에 대한 그의 아쉬움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선한 의지로 변모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고향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박 할머니는 폐지와 깡통을 모으는 고된 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읍시
"평생을 가난과 노동 속에 살아왔지만, 장학금을 주고 나니 오히려 제가 더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박 할머니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힘들게 모은 돈을 내놓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그는 가난한 아이들의 교육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에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박 할머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늘 가슴 속에 있고 고향 아이들만큼은 마음껏 공부하길 바란다"며 "작은 마음이 아이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경험했던 한 노인의 따뜻한 나눔이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