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20번 시험 도전 끝에 '법무사' 된 70대 할아버지... 청년들 눈물 나게 만든 인생 스토리

20번의 도전 끝에 법무사 시험 합격한 70대 남성의 감동 스토리


20번의 도전 끝에 법무사 시험에 합격한 70대 남성의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희망의 노래'는 1989년 처음 법무사 시험을 치른 후 수많은 도전 끝에 만 70세 나이로 법무사 시험에 합격한 한상범 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한 씨는 지난 2월 발표된 제30회 법무사 시험에서 최고령 합격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인사이트만 70세 나이에 법무사 합격한 한상범씨 / YouTube '희망의 노래'


영상에 따르면 한 씨가 법조인의 꿈을 품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친형이 전선을 절도했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결국 진범이 잡혀 무죄로 나왔는데 형이 훌륭한 법관이 돼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게 옳다고 해서 법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포기하지 않은 법조인의 꿈, 수십 년의 도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씨는 국민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해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대학 졸업 후 생계를 위해 회사에 입사했지만, 사법시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년 만에 퇴사해 다시 시험에 도전해 1차 시험에 합격했다. "아내 뒷바라지를 받으면서 공부를 했는데 소득이 별로 많지 않아서 어려웠다"며 "항상 공부를 해야 되느냐 직장을 잡아야 되느냐 하는 갈등 상황 속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까 잘 안됐다"고 그는 회상했다.


인사이트YouTube '희망의 노래'


이후 변리사 시험으로 방향을 바꿔 1차 시험에 합격한 한 씨는 변리사 사무실에 취직했다. 그러나 법무사 시험이 새로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1989년 제1회 시험에 도전했다.


하지만 법무사 시험 역시 쉽지 않았다. 1회 시험을 시작으로 9번이나 시험을 치렀지만 2차 시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후 변호사 사무실에서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어느새 그의 나이는 59세가 되어 있었다.


60대에 다시 시작한 법무사 도전


한 씨는 "사무실에 다니고 있을 때 나이가 많아 쫓겨나다시피 하는 그런 일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제는 자격증을 취득해서 살아가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사이트YouTube '희망의 노래'


직장생활에 한계를 느낀 그는 때마침 새로 생긴 행정사 1회 시험에 동차로 합격해 60세에 행정사 사무실을 열었다. "경찰서가 옆에 있어 고소 고발로 오는 분들이 많고 준비서면이나 진정서 내용 증명 이런 서류들을 주로 많이 썼다"며 "행정사도 법률가이긴 하지만 사법 기관 상대는 아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결국 63세에 다시 법무사 시험 준비를 시작한 한 씨는 사무실과 집을 오가며 밤낮으로 공부에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답안지에 답을 작성해 0점을 받기도 하고,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지는 원통한 일도 겪었다.


70세에 이룬 꿈, 수십 년의 노력이 결실을 맺다


포기하지 않은 한 씨는 마침내 지난해 제30회 법무사 시험에서 합격했다.


합격 소식을 들은 뒤 "더 이상 가방을 매고 70세 나이에 공부하러 가거나 학원에 가서 앉아 있지 않아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법률 공부를 했지만 자격을 얻지 못해 한이 있었는데 홀가분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사이트YouTube '희망의 노래'


한 씨는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많은 세월을 땅속에다 묻고 산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며 "그러나 그 나름의 생활 속에서 기쁨과 슬픔이 있었고 저 나름대로는 헛된 건 아니었다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험에 하나씩 붙었던 거 산에 올라가서 혼자 노래를 부른다든가 자전거 타고 놀고 그런 것이 큰 행복이었다"며 "법무사 30회에서 합격한 것은 수십 년간 쌓여 있던 공부에 대한 열망과 자격을 얻지 못해서 겪고 있었던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다 녹여내는 그러한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 씨는 "소득 활동을 제대로 못 했고 집도 제대로 갖지 못한 상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미안하면서도 또 고맙기도 하다"며 "특히 지금의 아내는 정말 애썼다.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아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