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엄마가 주 OO시간 이상 일하면... 아이 복부비만 위험, 2배나 더 높아

엄마의 장시간 근무, 자녀 복부 비만 위험 높인다


엄마가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장시간 일할 경우 자녀의 복부 비만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일과 가정의 균형이 자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20) 자료를 분석해 10~18세 아동·청소년 2598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과 어머니의 근무 시간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저하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복부 비만을 필수 조건으로 하고 나머지 네 가지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날 때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 여아에게 더 큰 영향


연구팀은 어머니의 근로 시간을 일하지 않는 경우와 주당 1~19시간, 20~39시간, 40~52시간, 53시간 이상으로 분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근로 시간은 주 40시간이며, 최대 연장 시 주 52시간이다.


분석 결과, 주 53시간 이상 근무하는 어머니를 둔 아이의 복부 비만 위험이 일하지 않는 어머니의 아이에 비해 2.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의 성별에 따른 건강 차이도 확인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녀가 여아일 경우 어머니가 주 53시간 이상 일하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무려 6.07배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성별에 따라 부모의 생활 습관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의 원인으로 어머니의 근로 시간이 길어지면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이로 인해 아이가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적절한 신체 활동을 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연구에서도 어머니의 근로 시간 증가가 자녀의 체질량지수(BMI) 상승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어머니의 근로 시간이 늘어날수록 자녀가 복부 비만 등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지는 연관성을 확인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인과 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