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전설 조훈현 9단, 이창호에게는 승리했지만 아내에게는 '백전백패'
바둑계의 전설 조훈현 9단(72)이 자신의 아내 정미화 여사에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이병헌 주연의 영화 '승부'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조 9단은 최근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영화 '승부' 포스터
조 9단은 인터뷰에서 "이창호 9단 이기기와 정미화 여사 이기기 중 무엇이 더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정미화 여사 이기기"라고 답했다.
그는 "이창호한테는 이겨 봤지만 (정미화 여사는) 여태까지 이겨본 적 없다. 백전백패"라며 "어떻게 1승이라도 거두고 싶은데 아직 기록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바둑황제로 불리는 조 9단은 유일한 제자인 이창호 9단과 총 312차례 대국을 펼쳐 119승 193패(승률 38.14%)를 기록하고 있다.
Facebook '無心 조훈현'
바둑판에서는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지만, 가정에서는 아내에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고백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영화 '승부'로 재조명된 바둑 인생과 정치 경험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영화 '승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조 9단은 영화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역시 배우의 표현은 대단하더라"며 "이병헌 씨가 담배 피우는 장면, 다리 떠는 것 등 (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더라, 포스터를 보고 '내가 왜 저기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이 있는 조 9단은 바둑과 정치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운지를 묻는 밸런스 게임에서 "정치가 더 어렵다"고 답했다.
바둑계의 최고 자리에 오른 그가 정치의 세계를 더 어렵게 느꼈다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조 9단은 왼손잡이인 이창호 9단에게 오른손으로 바둑을 두도록 가르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규정은 아니지만 예의상 오른손으로 두게 돼 있기 때문"이라며 "괜찮으면 오른쪽으로 두라고 했더니 바둑 둘 때는 오른손, 밥 먹을 때는 왼손으로 먹는다"고 전했다.
조훈현 9단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 바둑계를 이끌었으며, 그의 제자 이창호 9단은 스승의 뒤를 이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바둑계를 주름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