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울화통이 터집니다"... 국민 절반 이상 '장기적 울분 상태' 빠져 지내

국민 절반 이상, 장기적 울분 상태에 놓여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건강재난 통합대응을 위한 교육연구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장기적 울분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설문 결과, 응답자의 48.1%가 사회 구성원의 전반적인 정신건강 수준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0.5%, '좋다'는 11.4%로 나타났다. 


평균 점수는 2.59점으로, 이는 '보통' 수준인 3점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울분의 원인으로는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37.0%)가 가장 많이 지목되었으며, 이어서 '타인·집단의 시선과 판단이 기준이 되는 사회 분위기'(22.3%)가 뒤를 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이 자가측정 도구로 주요 감정과 정서 상태를 측정한 결과, 응답자 중 12.8%는 '높은 수준의 심각한 울분'(2.5점 이상)을 겪고 있었으며, 이들을 포함한 54.9%는 울분의 고통이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1.6점 이상)였다.


2018년부터 동일한 척도로 시행된 조사에서 높은 수준의 심각한 울분 비율은 당시보다 낮았지만 지난해보다는 높았다. 


특히 심한 울분 비율은 연령대와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30대에서는 17.4%였으나, 60세 이상에서는 9.5%로 나타났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집단에서는 21.1%,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집단에서는 5.4%로 나타나 경제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계층 인식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자신의 계층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집단의 심한 울분 비율은 가장 높았지만, '상층'에서도 상당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34.3%가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불만족이라고 답한 비율은 25.6%,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은 40.1%였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유명순 교수는 "사회 안전·안정성을 높게 유지하고 (사회적) 믿음을 굳건히 하는 것이 개인과 집단의 정신건강을 위하는 길"이라며 "앞으로 의료적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정신건강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