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맞아 아들이 어머니에게 간이식 선물
어버이날을 앞두고 50대 아들이 70대 어머니에게 간이식으로 건강한 새 삶을 선물했다.
지난달 15일 중앙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모자간 생체 간이식 수술로 중앙대의료원의 100번째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중앙대의료원 100번째 간이식 환자 회복 기념사진. / 중앙대병원 제공
이번 이식 수술은 복수를 동반한 말기 간질환 및 간세포암으로 투병 중이던 75세 여성 문모 씨에게 54세 아들이 자신의 간을 공여해 이루어졌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모자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문 씨는 2015년부터 대사기능장애 연관 지방간질환(MASLD)으로 인해 간경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2023년 8월 간세포암이 발견되어 고주파 열 치료를 받았으나, 점차 간경화가 진행되면서 복수와 객혈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중앙대병원 서석원 교수는 간이식을 권유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들 오 씨는 어머니에게 "아무 걱정하지 말고 건강해질 수 있으니 힘내시라"며 주저하는 어머니를 설득하고, 자신의 간을 공여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는 뇌사자 기증이 드물어 가족 중 공여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검사 결과 오 씨의 간 크기와 구조가 적합해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은 서 교수의 집도로 아들 오 씨의 간 우엽을 적출한 뒤 어머니 문 씨에게 이식하는 과정으로 8시간 동안 진행됐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들은 빠르게 회복해 10일 만에 먼저 퇴원했다. 문 씨도 지난 2일 건강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서 교수는 "기증자 뿐만 아니라 고령의 수혜자 모두 합병증 없이 정상 간 기능을 되찾아 감사하다"며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드님의 선물로 중앙대의료원의 100번째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하게 된 환자분이 앞으로도 장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대의료원은 2015년 서 교수의 집도로 처음 생체 간이식에 성공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권정택 중앙대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들이 건강을 회복한 모자를 축하하며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 교수는 "간 이식을 시행한 지 10년이 됐는데, 장기이식센터를 비롯한 소화기내과 등 여러 부서의 협력 덕분에 최고 수준의 장기이식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았다"며 "혈액형 불일치에도 높은 성공률과 생존율을 보이고 있어 전문병원 의료진과 상담 후 생체 간 기증과 이식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