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재회한 모녀, 유전자 검사로 기적을 맞다
경북 포항에서 50년 전 실종된 딸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지난 1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83)는 50년 전 생활고로 인해 남편의 지인에게 당시 6세였던 넷째 딸을 맡겼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되면서 딸을 잃어버렸다.
그 후 A씨는 끊임없이 딸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남편마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홀로 6남매를 키워야 했다.
50년 전 헤어졌다가 경찰의 도움으로 상봉한 모녀가 1일 박찬영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포항남부경찰서 제공
올해 초, A씨는 유전자 정보를 등록하면 실종된 딸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항남부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경찰서를 찾은 그는 두 달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딸 B씨(56)와 일치하는 결과를 받았다. B씨 역시 가족을 찾기 위해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유전자를 등록한 상태였다.
1일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서 50년 전 가족과 헤어졌던 딸 A 씨(56)가 가족들과 만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포항남부경찰서 제공
모녀는 포항남부경찰서에서 감격적인 재회를 했다. 얼굴이 꼭 닮은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서로를 끌어안고 울었다. 동석한 B씨의 큰 오빠와 큰 언니, 막내 동생도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꿈만 같다"며 "유전자 등록 제도를 진작 알았더라면"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B씨는 준비한 카네이션을 어머니의 가슴에 달며 "엄마와 가족을 찾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포항남부경찰서 박찬영 서장은 "가정의 달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장기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유전자 등록 제도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